골드만 UBS 등 IB들 '로플레 시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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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은행(IB)이 내년 인플레이션 상승을 겨냥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이른바 ‘로플레이션’ 시대가 내년 종료를 맞을 것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물가연동채권(TIPS)를 포함해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골드만 삭스와 JP모간, 모간 스탠리, 유비에스(UBS) 등 주요 IB들은 중국의 성장 둔화 및 이에 따른 상품 가격 하락 사이클에 따른 파장이 앞으로 수개월 사이 희석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2일(현지시각) 투자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내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1.8%까지 오르는 한편 유로존과 일본 역시 각각 1.1%와 0.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은 2017년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내다보고 있다.
또 변동성이 높은 음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물가는 여전히 정책자들의 목표치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간극이 크게 좁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가 IB 가운데 인플레이션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했던 모간 스탠리 역시 내년 물가 상승을 예상하고, 투자자들에게 TIPS 매입을 권고했다.
매튜 혼바흐 모간 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에 따라 유로존과 일본의 인플레이션 상승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미국 역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포트폴리오에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자산을 일정 부분 편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RBC는 국제 유가가 시장의 비관적인 전망과 달리 배럴당 75달러까지 오를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이 4%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전망은 채권 선물을 중심으로 트레이더들의 예상과는 상이한 것이다. 국채시장의 투자자들은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향후 3년 사이 1% 선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ECB가 목표하는 물가 수준인 2%에 도달하는 데 까지는 9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UBS는 극단적인 비관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11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전월과 같은 0.1%로 유지, 0.2%로 오를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어긋나는 등 극심한 저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지만 반전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내년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를 겨냥한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인지 불투명하다. 중국의 성장 둔화가 지속될 전망인 데다 상품 가격의 반전마저 가까운 시일 안에 기대하기는 어려워 인플레이션에 대해 투자자들은 느긋한 행보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월가 IB 업계에서 잇달아 인플레이션 헤지를 권고하는 상황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러스 코스테리히 블랙록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폭발적으로 뛸 것으로 우려하지는 않지만 시장의 기대가 극도로 비관적인 상황”이라며 “미국 TIPS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