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투자 험로 예고, 미국 침체 경고도 나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년 주식시장의 험로를 예고하는 목소리가 월가에서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미 내년 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투자은행(IB)마저 등장, 기대보다 우려가 높은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2일(현지시각) 크레디트 스위스(CS)는 내년 S&P500 지수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한편 투자 전략을 7년래 가장 보수적인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통신> |
11월 중순 CS는 S&P500 지수가 220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망치를 2150으로 낮춰 잡았다. 지수가 현 수준에서 2%가량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따른 매크로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는 데다 주가 밸류에이션이 추가 상승하기 어렵다는 것이 CS의 설명이다.
거스와이트 애널리스트는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업종이 규제와 이머징마켓 성장 둔화 및 경제 외적 변수로 인한 리스크를 맞았다”며 “과거에 보기 힘들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 탈동조화가 이미 예고된 사실이지만 이에 따른 파장은 시장의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관은 이날 마케워치의 칼럼을 통해 연준과 ECB의 정책 엇박자가 내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고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 정책자들이 극심하게 변덕스러운 시장 변동성을 진정시키는 데 정책 행보의 우선적인 목표로 두고 있지만 실상 내년 이를 통제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1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0.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 시장의 예상치인 0.2%에 못 미친 데 따라 ECB가 추가 예금금리 인하 및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여지가 높아졌다.
이와 함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워싱턴의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앞으로 1~2년 사이 미국 경제 성장이 고용을 더욱 향상시킬 만큼 충분히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달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엘-에리언 자문관은 “연준의 금리인상과 ECBE의 양적완화(QE) 확대는 각국의 경제적 이점을 높이기 위한 결단이지만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오히려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내년 또 한 차례 침체를 겪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씨티그룹은 미국 국채 일드커브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고, 최악의 상황이 예상보다 빨리 가시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씨티그룹은 내년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65%로 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3년간 국내 수요가 연간 0.3%가량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이며, 고용 지표 개선에 정책자와 투자자들이 반색하고 있지만 성공의 덫에 걸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