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내달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약 10년 만에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긴축의 시점보단 속도로 관심을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정책 목표 중 고용 조건이 충족된 만큼 물가가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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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연준의 완전고용 목표치에 근접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물가상승률이 통화정책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준이 물가지표로 주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0월 전년 대비 0.2% 상승에 그쳤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의 목표치인 2.0%를 42개월 연속으로 밑돌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자문을 담당했던 앤드루 레빈 다트머스대 교수는 "연준이 긴축을 시작한 후 인플레이션이 추가 하방 압력을 받는다면 당분간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향후 물가와 관련해 기대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달러화 강세, 자원 활용(resource use)을 주목했다.
그러나 이 지표들은 대부분 연준의 금리 인상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근거를 제공한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향후 10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9%로 2007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과 초과 공급 현상으로 원자재 가격 또한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긴축 사이클 진입에 따른 달러 강세 역시 달러 표시 원자재 가격에 하방 압력이 되고 있으며 미국 수입 가격을 낮추고 있다.
그나마 연준에 점진적인 물가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것은 자원 활용 부문이다. 인적자본의 사용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실업률은 10월 5.0%로 떨어졌으며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27만1000건을 기록해 탄탄한 고용시장 개선세를 반영했다.
일각에선 현재 고용시장 개선세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5.0%로 떨어진 미국의 실업률이 4%이하로 떨어져야 비로소 연준의 물가 목표를 충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게이픈과 롭 마틴 이코노미스트는 임금이 현재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하기 어렵다면서 이를 위해선 실업률이 4%나 그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4%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0년이 마지막이다. 그러나 당시 노동시장참가율은 67%로 현재 62.4%보다 높았다.
바클레이즈는 보고서에서 "연준은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임금 상승을 지지하고 물가를 목표치로 올리며 기대 인플레이션을 더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선 상당히 낮은 실업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