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긴축 계기로 추가 변동성 발생할 수 있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나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화물운임지수 등 비관적인 상황은 신흥시장 바닥이 머지 않았다는 신호로 간주되기도 한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내년 신흥시장의 회복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신흥시장이 진짜 바닥을 지나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위기 가능성도 살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신흥시장의 바닥 신호를 점검하면서, 완전한 바닥을 치기 전 또 한번의 비관론과 위기 가능성이 고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품시장에 크게 좌우되는 신흥시장의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발틱 건화물운임지수 VS. 중국 철광석 가격 <출처=로이터/FT재인용> |
해운시장과 세계경기 호황을 시사하는 발틱 건화물운임지수는 지난주 사상 최저치까지 밀렸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고점 대비로는 무려 95.5%가 밀린 상태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신호들을 바탕으로 '상품 사이클 반등'이 임박했다며 수 개월 동안 신흥시장 매수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골드만삭스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차이나로 구성된 브릭펀드를 신흥시장 펀드에 통합하기로 한 결정도 신흥시장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미국이 오는 12월 10여 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신흥시장은 즉각적인 자금 유출을 겪은 뒤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서방국 대비 현저히 낮아진 신흥 통화 밸류에이션이나 신흥국들의 펀더멘털 개선은 반등 기대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FT는 하지만 상품시장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기 까지는 수 년이 더 걸릴 수 있으며, 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타이트한 신용 여건은 좀 더 지속될 수 있어 대대적인 신흥시장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지난 2002년 상승 사이클을 시작했을 당시에 비해서는 선진국 대비 저가 매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는 지적이다. 인도의 경우 투자 매력이 적은 국영 기업들이 저렴한 수준이며 투자 매력도가 높은 신흥시장 소비관련 상품의 경우는 가격이 상당한 수준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분석업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신흥시장 간 상관관계가 고조되고 있으며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나타났던 고점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것도 시장 불안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품시장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음은 맞지만 연준의 긴축 개시 후 머지않아 밸류에이션 하락이나 디폴트 위기가 한 번 더 올 수 있을 것이라고 FT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