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일본 등 정부 지출 확대 움직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앙은행이 혼자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부터 유럽중앙은행(ECB)까지 중앙은행 정책자들이 경기 부양을 놓고 한 목소리를 내는 주장이다.
재정 정책의 뒷받침 없이 비전통적인 통화완화만으로 실물경기를 살려낼 수는 없다는 얘기다.
달러화 및 유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예산안을 승인해 정부 지출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한 데 이어 일본과 유럽 주요국이 같은 행보를 취하고 있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내년 법인세 삭감을 단행하기로 했고, 이와 관련해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조만간 추가경정예산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보안을 포함한 예산 확대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는 등 유럽 주요국도 정부 지출을 늘리는 움직임이다.
당장 기대할 수 있는 실물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주요국 정부의 기조는 의미 있는 변화라는 것이 투자가들의 평가다.
핌코의 조아킴 펠스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지출 확대가 단시일 안에 경기를 크게 부양하지는 못하겠지만 선진국의 경제 성장률이 지극히 저조한 만큼 예산 확대가 갖는 의미가 크다”며 “최근 정책 기조 변화는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시장에 상당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과 캐나다 역시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공공 교통 수단과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쥐스탱 트뤼도 신임 총리가 전통적인 균형 재정 원칙을 더 이상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상당한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최근 상황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침체 이후 목격되지 않았던 모습이다. 지난 4년간 주요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통화완화 정책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한편 정부 예산을 삭감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성장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골드만 삭스의 알렉 필립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정부의 신규 예산안이 내년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 지출이 경제 성장에 힘을 보태는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국은 이민자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최근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 역시 관련 정부 지출을 확대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전망이다.
핌코의 펠스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가 글로벌 경제에 커다란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정부 재정 정책이 성장을 저해했으나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