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할인에 비공식 더하면 최대 30% 깎아줘
[뉴스핌=송주오 기자] 이달 들어 독일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업계에 불어 닥친 연이은 악재와 연간 목표 실적 달성, 개별소비세 인하로 살아난 자동차 시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업체들이 앞 다퉈 대규모 할인에 나서고 있다.
BMW코리아는 주력 모델인 3시리즈를 400만~600만원, 5시리즈를 400만~2000만원 할인해주고 있다. 7시리즈는 5세대에만 22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의 공식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아우디 역시 대규모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주력 모델인 A4에 20%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5월 출시된 A6은 12~16.5% 할인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보다 할인율이 상승한 것이다.
A4는 지난 10월 19%의 할인율을 적용했으며 A6은 기본 10%에 최대 13.5% 할인해줬다. 주력모델에서 한 달 만에 최소 1%에서 3.5%p 할인율이 상승한 것이다.
배출가스 조작을 일으킨 폭스바겐은 평소보다 할인폭을 늘렸다. 골프 2~16%, 제타 15.5%, 투아렉 20% 할인 등 대규모 할인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60개월 무이자 할부와 자사 파이낸셜 이용 시 보증 기간 확대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이 통상 10% 내의 할인 정책을 펼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폭 상승된 할인율이다.
각 사의 공식 할인율에 딜러들이 제공하는 추가적인 할인을 적용할 경우 최대 30% 가량 차값이 내려간다.
통상 자동차 업계에서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할인율을 높인다. 연말 실적을 달성하고 연식이 변경되기 전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서다.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도 이 같은 배경에서 할인율 높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이례적일 정도로 할인율을 높게 책정했다. 올 초 유로6 도입을 앞두고 벌어졌던 상황과 유사하다.
경쟁적인 할인에 나설만큼 각 사의 처지가 다급하다는 처지에 있다. 아우디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량으로 3만대를 설정했다. 지난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만5855대로 목표 달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아우디의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은 약 2500대이다. 두 달 남은 상황에서 평균 이하의 판매량을 기록하면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
같은 그룹의 폭스바겐은 더 처참하다. 배출가스 조작으로 10월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70% 가량 급감했다. 상위 4사의 실적 사상 이렇게까 감소한 적이 없었다.
BMW도 전달대비 10월 판매량이 10% 내려갔고 전년대비로도 9.3% 감소했다. 여기에 누적판매량에서 벤츠에 1위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달 들어서는 연달아 화재사고가 발생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판매량을 늘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가격 할인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의 경우 이달 판매조건이 발표된 후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 매장을 방문한 A씨는 "지난달과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며 "딜러를 소개받기까지 30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여기에 개소세 인하로 살아난 자동차 시장의 훈풍을 더 받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달 국산차와 수입차는 각각 전년대비 20.3%, 6.0%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수요가 더 늘 것으로 보여 이 같은 할인 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판매량 목표 달성과 개소세 인하 효과 등 할인율을 높여야 하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며 "다음 달에는 더 공세적인 할인 정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