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이어 두산DST 매각도 적극 추진···차입금 상환 및 현금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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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신정 기자] 두산그룹이 주력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필두로 알짜사업을 매각하는 등의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두산그룹 및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경영권 유지를 위해 지분 50% 미만을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매각에 속도를 내기위해 100% 지분 전량을 팔기로 했다.
공작기계사업 지분가치는 총 1조8000억원으로 평가된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받아낸다면 매각대금은 최대 2조 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은 최근 3~4년간 영업이익률 10%를 유지, 매년 2000억원 수준의 정상 에비타(Normalized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창출하고 있다.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진행중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매각 대금을 차입금 상환 등에 쓸 예정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부채총계는 올해 8조7871억원에 이르렀으나 지난 3분기 밥캣지분 유상증자(프리-IPO)를 통한 자금유입과 공작기계 매각이 완료되면 6조 원대까지 낮아질 예정이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이하 밥캣)를 미국 증시에 상장시키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밥캣은 미국 증시 상장에 앞서 유상증자를 통해 6740억원을 모집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올 상반기 총 부채비율은 약 280% 수준으로 공작기계 매각이 완료되면 100%대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이자비용 부담감소로 영업이익도 개선될 전망이다. 공작기계부문 매각이 완료되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이자비용은 600~11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들 예정이다. 올 상반기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은 수 천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공작기계 사업의 매각 대금으로 차입금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작업으로 향후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방위산업기업인 두산DST 지분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두산은 두산DST 지분 51%를, 재무적투자자(FI)가 나머지 49%를 가지고 있다.
FI가 주도적으로 두산DST 지분 매각을 추진중인데, 두산 보유지분 51%도 함께 묶어 팔수 있어 두산DST 지분 100% 전량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는 두산의 보유지분 51%에 대한 매각대금이 7000~8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한국항공우주(KAI)지분을 3년내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워, KAI 5%지분을 가지고 있는 두산그룹에 추가적인 유동성 자금도 유입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주요 계열사 등의 실적 악화 등으로 재무사정이 그리 녹록지 않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주사인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회채 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강등했고,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A-(안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일제히 끌어내렸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두산과 계열사의 신용도와 재무상황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좋지 않은 편"이라며 "재무구조개선이 시급한 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일부사업 매각 작업을 통해 유동성 자금 확보에 다소 숨통이 트인 두산은 두산건설과 두산엔진의 재무구조 개선 등이 아직 남아 있다. 여기에 면세점 사업 진출이라는 새로운 신규사업도 앞두고 있어 자금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최근 세계 경기 여파로 고전 하고 있지만 강력한 재무구조개선 활동과 선제적인 사업구조 개편 등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재무구조와 체질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