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율 구조조정이 우선···업계간 협의부터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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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신정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정부 주도의 강제 구조조정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정부개입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조선 철강 등 다른 업종과 달리 기업간 자발적인 교통정리가 진행중이고 일시적이나마 수급조절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화학업종도 조선·해운업과 같이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정부 주도의 사업재편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 위협 등으로 일부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실제 합성섬유와 페트병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는 중국발 공급 과잉에 제품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PTA의 공급 과잉 규모는 268만톤, 올해는 상반기에만 127만톤에 이른다.
하지만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공급과잉 상태에 놓인 제품의 생산가동을 중단하고 수급조절에 나서면서 자율적인 조정에 나서고 있다. SK유화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롯데케미칼도 최근 울산에 있는 PTA생산라인 일부 가동을 멈췄다.
아울러 현재 기업간 자유로운 인수합병(M&A)도 한창이다. 삼성이 한화와 롯데에 석유화학계열사를 매각하면서 업계간 교통정리도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다. 다른 업종과 달리 사업재편에 속도가 나는데는 업종 특성상 인력이 적게들고 설비가 주가 되는 장치산업이다 보니 가능했다. 기업간 합의만 있으면 생산설비, 공장 등을 쉽게 넘겨 받아 사업재편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기업간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먼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 개입은 최소화하고 업계간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석유화학업계는 구조조정 여부 판단조차도 기업들의 몫이라며 정부는 기업의 지원자 역할에 머물러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허수영 석유화학협회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업계간 협의해서 사업재편을 조율하고 필요에 따라 합병을 하든 할 것"이라며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해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지원자 역할만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석유화학제품 자체 생산에 나서면서 국내서 생산되는 프로필렌 등 아로마계 제품들이 갈 곳이 없어진 상황"이라며 "이런 탓에 정부에서 사업재편 구조조정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과거 IMF시절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있었을 때 잘된 부분도 있지만 잘못된 측면도 있었다"며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자칫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