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과제는 브랜드 로열티 제고와 차별화 마케팅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소비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인기 상승과 함께 중국 시장 점유율도 고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중국으로 수입되는 외국 화장품 가운데 프랑스 다음으로 많다. 중국 뷰티산업계와 언론들도 한국 화장품의 빠른 성장에 놀라워 하는 분위기다.
중국 유력 경제전문지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한국 화장품이 한류에 기대지 않고 참신한 제품 개발과 중국 소비자에 적합한 상품 출시로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오랜 기간 일본, 유럽 제품이 장악했던 중국 화장품 시장에 한국 제품이 진출한 뒤 불과 몇년 만에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전후다. 1980~2010년 전까지는 일본계 브랜드 제품이 중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소비되는 화장품이었지만, 한국 화장품이 일본을 제치고 2대 화장품 수입 대상국이 됐다.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50.6%가 늘어난 3억 7083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은 22.1%에 달한다.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한국 화장품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지속적인 소비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화장품 업계의 혁신적인 상품개발이 큰 몫을 했다고 중국 시장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중국의 화장품 전문가 바이윈후(白雲虎) 상하이위에좡정보기술유한공사 대표는 "화장품 산업의 발전 역사는 매우 길고, 시장은 이미 상당히 성숙한 상태여서 기능적으로는 획기적인 상품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 화장품 업계는 소비자의 수요를 만족하는 측면에서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어냈다"고 한국 화장품 업계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한국 화장품의 가장 혁신적인 상품으로 꼽히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에어쿠션. 이 제품은 자외선 차단, 피부결 정리와 결점 커버 등 다양한 기초화장 기능을 결합해 한국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2014년 에어큐션 제품은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에서 팔린 에어쿠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0%가 늘었다.
노화방지 기능에 편중된 유럽 화장품과 달리 한국 화장품은 동양인이 중시하는 보습과 미백 기능에 강한점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한방과 허브 원료 등 중화권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 구성도 중화권 시장 점유율 확대에 큰 몫을 했다.
그러나 한국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한국 화장품의 품질이 인정을 받고는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성장은 유명 한국 연예인과 한류 문화 인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한류 문화 인기가 시들해지면 한국 화장품 업계도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고급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한국 화장품 회사들은 자사의 고가 제품을 중국 시장에 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브랜드 고급화보다 소비자의 충성도 제고, 한국 제품 고유의 장점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중견 화장품 기업과 중국 시장 홍보 협력 계약을 맺은 중국의 유명 패션 블로거는 "한국 화장품이 고급 이미지 구축에 나선다 해도, 유럽 전통 고가 브랜드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오히려 한국 제품에 충성스런 소비층 확대와 한국 제품만의 포지셔닝 구축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