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해저케이블 사업 'LS전선'에 도전장
[뉴스핌=김연순 기자] 이달 초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대한전선을 인수하고 '글로벌 톱3'를 비전으로 설정하는 등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전선업계의 판도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전선시장은 건설업 등 전방산업의 불황 등으로 침체를 지속하면서 각 업체별로 초고압케이블, 해저케이블 사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최근 새 주인을 맞고 채권단 자율협약을 졸업한 대한전선이 기존 초고압(HV)케이블 뿐 아니라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글로벌 톱3' 도약을 위해 해저케이블 개발에 무게를 두고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해저케이블 사업에 대한 설비투자가 부족했지만, 현재 초고압 해저케이블 쪽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대한전선 이사회 의장인 IMM PE의 송인준 대표는 이달 초 '제2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이번 자본확충으로 대한전선은 재무, 영업, 구매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글로벌 톱3 도약을 위해 기존 주력 사업인 초고압케이블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저케이블 등 신성장 동력이 되는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저케이블은 케이블 분야의 기술력이 집약된 '케이블의 꽃'으로 불인다. 높은 기술력과 연구개발(R&D), 대규모 설비투자가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다. 이에 프랑스 넥상스, 이탈리아 프리스미안 등 소수의 유렵 업체들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다만 동남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해저케이블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일반 전선시장과 달리 성장성이 높아 국내 전선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대한전선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저케이블 사업에 적극 뛰어들 경우 국내에서 LS전선이 독주하고 있는 해저케이블 사업 경쟁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이 과거 부동산 투자 등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과거부터 전선과 관련해선 기술력이 있고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에 IMM PE도 이를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을 것"이라며 "사모펀드 특성상 수익성 확대를 위해 해저케이블 쪽에서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선 전선업체 중 업계 1위인 LS전선만이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생산한다. LS전선은 글로벌 시장 5위로 점유율은 10% 수준이다. LS전선도 지난달 구자열 LS회장이 "초고압·해저케이블, 전력기기 등을 6대 핵심 육성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해저케이블 사업을 통해 제2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S전선은 지난달 한국전력공사에서 발주한 해저케이블 건설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뉴욕전력공사의 해저케이블 교체 사업 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해저케이블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사진제공=LS전선> |
LS전선 관계자는 "2009년 강원도 동해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 국내 유일의 해저 케이블 공장을 준공, 당시 유럽과 일본 전선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던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면서 "이후 국내는 물론 중동과 유럽, 남미 등에서 연달아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불과 5년여 만에 해저 케이블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해저케이블 뿐 아니라 전선업체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초고압케이블 시장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초고압케이블 시장은 LS전선, 대한전선, 일진전기가 주도하고 있는데 최근 가온전선이 해외 초고압케이블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가온전선은 네달란드 전기시험소(KEMA)로부터 수출 필수 조건인 초고압 케이블 'KEMA인증'를 취득하고 해외 초고압케이블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업계 1위인 LS전선은 시장점유율(매출기준)이 지난 2011년 50.9%에서 51.5%로 늘어난 반면 2위인 대한전선은 27.4%에서 24.3%로 후퇴했다. 같은 기간 업계 3,4위인 가온전선과 일진전기 점유율은 각각 11%에서 12.4%로 10.8%에서 11.8%로 늘어났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