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년 경제계획 청사진, 성장률 6%~7% 목표 예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제13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비롯 경제부터 대외정책, 군사, 환경 등 전방위적인 부문에 걸친 성장 청사진이 그려질 계획이다.
그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는 개혁에 방점을 찍어왔지만, 올 여름 증시 폭락과 예상보다 가파른 중국 경기 둔화 움직임에 따라 개혁보다는 경제 여건 개선에 우선순위가 놓여질 수 있어 관심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5중전회의 5대 관전 포인트로 경제성장률 목표 합리화 외에 ▲청정에너지 ▲'1가구 1자녀' 정책 폐지 ▲기술개발(R&D) 혁신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 전략 등의 주요 어젠다를 제시했다.
이밖에 지난 9월 전승절 열병식을 계기로 본격화된 중국의 '군사굴기', 2017년 지도부 교체 당대회를 앞둔 인사 개편 등도 관심이다.
◆ 성장률 목표치 7% 하회
중국이 이번 회의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1980년대 초 이후 처음으로 7% 아래로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전문가들이 이번 5개년도 계획의 연간 성장률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말고 6.5% 이하로 설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2021년까지 경제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한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거의 7%에 가까운 성장률 목표가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6.9%로 2009년 이후 최저치로 확인된 상태에서 관계자들은 올해 성장률이 목표했던 7%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들을 내놓고 있다.
철강 소비나 전기사용 등 다른 지표들은 수 년 동안 중국 성장 견인차가 돼왔던 중공업과 제조업이 더 심각한 수준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주 인민은행이 1년 사이 6번째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한 점이나 7% 성장률 목표치가 대략적인 근사치일 뿐이라고 언급한 리커창 총리의 발언 등도 성장률 하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23일 중앙당교 강연에 나선 리커창 총리는 7% 목표는 근사치임을 강조하며 "어떤 목표치라도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적은 없으며, 다만 경제는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튿 날에는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가 중국경제가 앞으로 3~5년 동안 6%~7%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아주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 주요 어젠다: 환경 인구 혁신 인프라
이번 5중전회에서 성장률을 제외한 나머지 핵심 어젠다는 환경, 인구, 혁신 및 인프라(일대일) 전략으로 요약된다.
중국 5개년 경제개발계획의 3분의 1 가량이 청정 에너지, 에너지 보존, 환경 보호 등과 관련된 것이며 이러한 그린에너지에 대한 포커스는 지속될 전망이다. 단위 국내총생산(GDP)당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6% 넘게 축소되고 초미세먼지(PM2.5) 농도 개선책도 처음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출산정책과 관련해서는 '1가구 1자녀' 정책이 완전히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12월 출산정책 제한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연간 200만명 출산 확대 목표에는 못 미쳤다. 게다가 노동가능 인구도 급격히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한 자녀 정책 폐지 압력은 더욱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5개년 계획에서 기술개발(R&D) 부문은 GDP에서 꾸준히 목표치에 미달했는데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이노베이티드 바이 차이나(혁신 중국)"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공표해 온 만큼 이번에는 R&D 관련 개혁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국가 60개 이상을 묶겠다는 역대 가장 야심찬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일대일로' 구상은 지난 3월 제시된 아웃라인에 더해 좀 더 세부적인 내용들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및 신실크로드 펀드도 신장 등 서부지역 개발 등과 맞물려 중점 논의될 예정이다.
소비 주도의 경제성장 체지로 전환을 선언한 중국이지만, '일대일로'가 중요한 어젠다로 부상한 것은 아직도 개혁보다는 투자 주도의 성장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