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15% 성장...차별화 기술 강점"
[뉴스핌=이보람 기자]"사장님, 이번 달 안에 직접 실사를 나온다는데요."
지난 8일 기자와 인터뷰를 마치고 회사 밖으로 나서는 한복우 제너셈 대표이사에게 한 직원이 허겁지겁 다가와 보고했다. 한 대표는 글로벌 유수의 IT업체 실사와 관련, 직원에게 준비할 것을 일일히 챙기며 한참을 설명한 뒤 기자를 배웅했다. 글로벌 IT업체에서 방문키로 했다는 직전 인터뷰에 대한 작은 의구심이 가시는 순간이다.
한복우 제너셈 대표 <김학선 사진기자> |
제너셈은 이 IT기업 1차밴더인 미국 S사에 이미 'EMI 쉴드(Sheild)' 데모 장비를 납품하고 있고 향후 대규모 수주가 기대된다.
한복우 제너셈 대표는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1~2주 안에 S사와 EMI쉴드 등의 반도체후공정장비 납품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기 물량은 15억원 내외로 아직 매출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이같은 신규 수주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10~15% 가량 매출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이는 지난 2001년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저희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50가지가 넘는 다양한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입니다. 특히 인쇄회로기판(PCB) 레이저 마킹 장비를 국내에서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게 회사의 큰 자랑이구요."
그동안 회사를 이끌어왔던 주요 제품이 바로 'PCB 레이저 마킹' 장비다. 이는 제품 표면에 다양한 형태의 표식을 마킹한다.
검사장비에 반도체패키징을 이송하고 불량을 분류하는 장비인 '테스트핸들러(Test Handler)'도 효자다. 한 대표는 "테스트핸들러는 2년전부터 최근까지 미국 스카이웍스(Skyworks)에 100여대가 납품됐고 이를 포함 향후 총 200여대 이상 납품이 늘어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테스트핸들러의 경우 국내 반도체제조사들은 대부분 일본산 제품을 쓰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일본 제품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한 대표는 십여 년이 넘도록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과 일본 업체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같은 장비를 개발해냈다. 부품을 자체 개발하면서 제품의 단가를 훨씬 낮출 수 있었고 불량 비율은 낮다는 게 해외 고객사들의 눈높이를 낮출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꾸준한 연구 개발을 계속하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냈다. 태양광과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이다.
"생산성 향상 등 효율화를 위해 이제는 핵심 캐시카우(cash cow)가 될 수 있는 장비를 중점적으로 납품하기 위해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63곳이던 고객사가 지난해 145개로 늘어난 데에는 한 대표의 욕심이 컸다. 한 대표는 "고객사와 모든 만남을 직접 진행한다"며 "제너셈에서 제조하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전했다.
한 대표가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사업은 태양광 모듈을 제조하는 레이저 장비와 애플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 후공정장비 EMI 쉴드다. 한 대표는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향후 추가적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여러 반도체 제조업체와 신규 납품을 협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호재에도 주가는 아직 아쉽다. 지난달 25일 상장한 제너셈은 상장 당일 최고치인 1만1600원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이달 8일과 30일을 제외하면 제너셈 주가는 계속 하향세를 타며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모습이다. 14일 제너셈 종가는 전일대비 20원, 0.22% 내린 893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1만500원이었다.
하지만 인위적인 주가부양책은 쓰지 않겠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상장한 지 얼마 안됐는데 주가 부양책을 쓰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며 "우리는 올해 실적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너셈은 지난해 매출 322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