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72와 르네상스호텔, 재매각 추진 보류..금융부담 커 경쟁력 악화일로
[뉴스핌=이동훈 기자]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경남기업과 삼부토건의 기업 정상화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보루'였던 핵심자산 매각 작업이 연거푸 무산돼서다.
투자 리스크(위험)가 높아진 탓에 유망 매물로 분류되던 대형 부동산 매각이 쉽지 않은 것이다. 자금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자산 매각도 막혀 이들 중견 건설사들의 정상화 속도가 더디게 움직일 전망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주요 자산인 베트남 ‘랜드마크72’의 매각작업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삼부토건의 역삼동 르네상스호텔도 매각 작업이 멈춰섰다.
이번 매각작업 중단은 법원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랜드마크72 본입찰이 무산되자 법원과 경남기업은 당분간 매각에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올해 이후 글로벌 경기가 회복돼 초대형 건물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날 때 다시 추진하겠다는 게 매각주체들의 판단이다.
하노이에 있는 이 건물은 지난 2014년 10월 매각주간사 선정에 착수하며 본격적으로 매각이 추진됐다. 하지만 매입에 적극 나서는 기업이 없어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했다. 2013년 기준 감정가액이 1조원에 달한다. 현재는 매각 예정가액이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1년 정도 매각에 나섰지만 성사되지 않아 당분간 추진 작업을 잠정 보류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재추진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내년 이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핵심자산 매각 실패로 경남기업의 정상화는 더욱 멀어졌다. 올해 상반기 금융비용은 이자 및 차환금 등으로 총 398억원을 부담했다. 이는 상반기(621억원)보다 줄어든 비용이지만 적자 기업에는 부담이 크다. 이런 영향으로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6213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적자도 수년간 이어져 건설부문 경쟁력이 약화됐다.
기업 규모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3113억원으로 전년동기(6489억원) 대비 절반에 못 미친다. 외형은 줄고 적자는 쌓여 내년으로 예정된 매각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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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모습<사진=이동훈기자> |
지난 12일 1공모 때 입찰가는 1조8560억원이다. 14일 진행된 7차 공매까지 사겠다는 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 채권단이 보유한 담보 7500억원 등을 고려해 다른 판로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삼부토건은 수년간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자체적인 기업 정상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 상반기에도 126억원 적자를 봤다. 2012~2013년 2년간 영업손실은 950억원에 달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경남기업과 삼부토건의 최후로 보루로 여겨졌던 초대형 건물이 팔리지 않아 정상화 과정이 더욱 험난해졌다”며 “대형건물 투자시장이 당장 회복되기 힘들어 향후 재매각이 되더라도 감정가액을 크게 밑도는 가격에 소유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