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매수·단기투자 전략, 펀더멘털도 고려
[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유명 사모펀드업계의 대부로 불리며 남다른 투자안목을 가진 쉬샹(徐翔) 택희투자(澤熙投資) 회장의 향후 투자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증시가 지난 6월 이후 급락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택희펀드가 유일하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다수 매체들은 그 수장인 쉬샹 회장이 장기 연휴 뒤 구사할 투자전략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 혼돈의 2분기에도 수익률 양호, 고점 징후 감지
저점 매수 후 고점에서의 매각은 모든 투자자들이 계산하는 전략이지만, 정확한 매수·매도 시점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반면, 쉬샹은 폭락 징후를 한 발 일찍 감지, 매도 시기를 결정하는 탁월한 감각을 자랑한다.
실제로 중국 증시가 폭락하기 시작한 지난 2분기, 택희투자는 ▲항전고빈(杭電股份, 603618.SH) ▲해원기계(海源機械, 002529.SZ) ▲미방복식(美邦服飾, 002269.SZ) ▲금자화퇴(金字火腿, 002515.SZ) ▲ST해윤(ST海潤, 600401.SH) 등 주식을 전부 매각했다. 또한 2분기 동방금옥(東方金鈺, 600086.SH) 주식 883만주를 매수했으나, 8월 15일 동방금옥이 발표한 10대 주주 명단에서는 택희투자 이름이 빠져있는 등 매수 직후 매도처분하며 약 3억6000만 위안을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월 24일에는 택희투자가 보유주식의 90%를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택희투자의 대규모 청산이 이뤄진 지 1거래일 만에 상하이증시는 8.5% 가까이 하락, 8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택희투자의 상품별 수익률과 중국 대형지수 등락률을 비교하면 택희투자 상품의 안정적 수익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상하이종합지수가 13% 하락한 6월 15-19일 5거래일간 펀드상품인 택희1기의 순자산가치는 오히려 13% 급등했다. 이후 6월 26일-7월 1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14% 내려앉았지만 택희1기의 순자산가치는 3% 하락하는 데 그쳤다.
7월 6-10일 5거래일 간 택희1기는 다시 한번 증시 폭락을 비켜가면서 저점 매수에 성공, 순자산가치가 16% 증가한 데 이어 이후 2주간 16%의 자산가치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시 폭락을 피해 보유 주식을 처분한 데 대해 택희투자 측은 “올 5월 이후 회사 투자연구팀은 시장 리스크 조짐을 확인, 줄곧 포지션을 축소해왔다”며 “6월 초에 이르러서는 유통주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지수 폭락에도 손실을 피했고, 이후 일부 종목이 거래 재개 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펀드상품 수익률 또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 투자 결정은 어떻게?
택희투자가 포지션 확대 및 축소·청산을 결정할 때는 이 회사 수장인 쉬샹 회장의 판단이 절대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쉬 회장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연구팀이 업계 및 기업에 대한 분석과 실사를 통해 종목을 선정하면 내가 투자여부를 최종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쉬 회장은 종목을 선별하는 데 있어 주로 3가지를 크게 고려한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는 정부 정책 지원 여부로, 상품 중 중소판이나 창업판 종목 비중이 큰 것은 개인적으로 신흥산업을 선호하는 이유도 있지만 정부 정책지원 또한 이 분야에 집중된 것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업계가 상승주기에 있는지의 여부, 기업의 펀더멘탈 또한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고 쉬 회장은 덧붙였다.
큰 기복 없이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택희투자가 어떤 상장사를 시찰 대상으로 선택하는지에 대해서도 매스컴의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9월 이후 상장사 시찰 속도를 줄임과 동시에 창업판 상장사 중에서는 단 한 곳에 대해서만 시찰을 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택희투자가 향후 시찰에 나선 종목을 실제 매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들 종목에 주목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