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적인 베트남 진출로 '수율' 확보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6일 오후 2시11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고종민 기자] 연성회로기판(FPCB) 시장경쟁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은 비에이치. 그의 두드러진 실적이 증권가 눈길을 끈다. 비결은 우수한 수율(생산된 제품 중 양품 비율)이다. 지난해 베트남에 진출한 상당수 타 업체들이 일괄 생산라인을 건설하면서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과는 달리 비에이치는 라인을 순차적으로 설립하며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했다.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5/10/06/20151006000315_0.jpg)
5일 FPCB와 비에이치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FPCB 핵심 부자재는 국내(인천 부평공장)와 중국 현지 공장(산둥성 하이양시 위치)에서 생산하고, 베트남공장에선 표면실장공정(SMT) 라인과 모듈화 공정 라인을 설치해 정상 수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정상 수율이 확보되면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과 중저가 스마트폰향 FPCB 물량을 대거 수주받은 것"이라며 "내년 1분기까지 풀라인업을 완성하고 지속적인 수율 안정화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달리 인터플렉스, 플렉스컴 등 타 업체들은 정상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납품 물량이 축소된 케이스. 즉 최근 2년여 비에이치가 타사대비 실적이 두드러진 이유는 바로 수율이었다.
물론 비에이치도 앞서 진출한 중국 시장에서 수율 악화에 따른 어려움을 경험했었다. 지난 2008년 삼성에 납품을 위해 비에이치가 중국으로 직접 진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 정상적인 수율을 만드는데 1년6개월 정도가 걸렸다. 때문에 비에이치도 중국 진출 첫해 49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최근 상황은 FPCB업계의 과잉 설비 증설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 그리고 베트남 공장 수율 이슈로 정리된다. FPCB 업계는 2012년부터 생산설비 증설 경쟁을 벌였다. 이는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FPCB 업계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비에이치는 수율 경쟁력을 통한 가격 우위를 점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휴대폰 공장 내 선두 납품업체 지위를 확보했다. 가동률면에서도 비에이치가 단연 앞서 있다. 올 상반기 비에이치의 공장 가동률은 67.50% 수준이다. 업계 선두권 경쟁자인 인터플렉스(48.70%), 플렉스컴(국내 29.9%, 해외 47.8%)와 격차가 크다. 수율이 높은 만큼 삼성전자 등 전방업체의 주문량이 많아 공장 가동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
![](http://img.newspim.com/content/image/2015/10/06/20151006000316_0.jpg)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4년 7월 삼성전자 휴대폰 베트남법인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박닌성 옌퐁공단에 총 10억 달러(약 1.09조원)를 투자했으며, 수율 안정 덕분에 비에이치는 인기가 매우 높은 엣지형(Edge type) 스마트폰(삼성전자)에 탑재되는 TSP(Touch Screen Panel), LCD모듈용 FPCB소재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에 출시가 기대되는 후속모델에도 엣지형(Edge type)을 많이 양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에이치에는 유리하다. 실제 유력한 경쟁자인 인터플렉스, 플렉스컴은 수율 문제로 인해 지난해와 올해 대규모 적자를 낼 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선 내년께 경쟁사들의 수율이 정상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비에이치는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타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복안이다. 비에이치는 200억원 가량을 들여 이달부터 베트남 공장 내 FPCB 단품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내년 3월에 풀라인업 시설을 구축한다. 다만 내년부터 주요 경쟁업체들의 수율이 정상화되면 경쟁 격화 가능성도 있다. 이에 2016년과 2017년 전망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추이 뿐 아니라 타업체의 베트남 공장 정상화 여부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