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 유산 디젤 수요 감소 우려.."가솔린 수요 대체로 반사이익 될수도"
[뉴스핌=김신정 기자] 디젤차량 배기가스 조작에 따른 독일 폭스바겐 여파가 장기화 될 경우 국내 정유업계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그 동안 '클린디젤' 확대에 주력하며 환경기준에 부합하는 제품 생산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왔다.
에쓰오일은 올해 5조원을 고도화 설비에 투자해 경유(디젤)를 비롯한 석유화학부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2000억원을 투입해 노후 파이프라인 등의 시설 설비를 재정비하며 경유 생산량을 늘렸다. 디젤차량 등의 국내외 수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경유 소비량이 늘 것으로 예측하며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도 일찌감치 지난 2008년 1조 5200억원 규모의 고도화설비 신설투자를 단행했고, GS칼텍스도 2009년~2013년 제 3,4차 고도화설비 투자에 3조원 이상을 투입해 고도화 설비 증설을 마무리했다. 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시기 제 2고도화설비를 짓는데 2조 6000억원을 투입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경유 생산량은 2억 2114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유 생산량이 다시 한번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지난달부터 국내에 경유 택시 도입이 시작됐지만 서울시는 이미 경유 택시 도입을 보류한 상황이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경유 택시 도입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정유업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디젤 차량에 대한 수요 감소 등으로 직,간접적으로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디젤 차량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각국 정부가 환경규제 강화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정유업계의 경유 생산량은 전체의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경유의 수출 비중은 60% 가량을 차지한다.
다만 폭스바겐 사태가 향후 장기화될 경우에 한해서다. 경유는 난방 또는 트럭과 버스 등 산업용에 주로 쓰이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편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경유 생산량과 소비량이 일반 휘발유보다 2배가량 많은 편"이라며 "폭스바겐 사태가 추후 디젤차량 규제로 확대될지는 지켜봐야하겠지만 당장 정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폭스바겐 여파로 소비자들이 디젤차 대신 휘발유차를 선호하게 되면서 휘발유 수요 증가로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젤차량이 휘발유와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계기가 되는데, 전기차가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휘발유차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가솔린이 디젤차량 대비 연비가 좋아서 차량수요가 디젤에서 가솔린으로 간다면 가솔린 수요가 오히려 늘 수 있다"며 "가솔린 사용량이 증가해 정유업계 입장에선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