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제임스 M.베리의 세계적 동화 ‘피터팬’의 프리퀄로 주목을 받아온 ‘팬’이 8일 객석을 찾아온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대작 ‘마션’과 동시에 개봉하는 ‘팬’은 환상의 세계 네버랜드의 영웅 피터팬의 탄생을 다룬 영화다.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솔로이스트’의 조 라이트 감독이 연출한 ‘팬’은 피터가 네버랜드로 가기 직전 이야기부터 꺼내 놓는다. 2차 세계대전, 영국의 허름한 고아원에서 자란 피터는 타고난 모험가 기질을 가진 소년. 엄마가 남긴 편지의 비밀을 쫓던 피터는 어느 날 고아원 지붕으로 날아온 해적선을 타고 뜻하지 않은 여정에 오른다.
‘팬’은 환상적인 화면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지금까지 숱한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제작된 피터팬 중 화면만 놓고 따지면 단연 일등이다. 피터가 탄 해적선의 아찔한 비행과 네버랜드의 환상적인 풍광, 밤하늘을 수놓는 수많은 별들은 절로 감탄이 터지게 만든다. 거대한 악어와 아름다운 인어 등 원작 속 캐릭터들도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으로 부활했다.
‘피터팬’의 프리퀄인 만큼 캐릭터들의 색다른 면모도 만날 수 있다. 가렛 헤드룬드가 연기한 후크는 아직 악당이 되기 이전이라 그런지 풋풋한 매력이 인상적이다. 특히 후크가 전설의 해적왕 검은수염(휴 잭맨) 일당과 벌이는 대결이 스릴만점이다. 참고로 훗날 후크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째깍째깍(틱톡)’ 소리의 근원 등 프리퀄 영화만의 깨알 같은 재미도 놓치지 말자.
원작 동화에 단 한 줄 등장하는 검은수염은 명배우 휴 잭맨을 만나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로 완성됐다. 요정의 가루에 집착하는 검은수염으로 변신한 휴 잭맨은 해적다운 면모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에밀리 블런트와 닮은 루니 마라가 연기한 타이거 릴리 역시 객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꼬마배우 리바이 밀러는 조금은 답답하기도 한 피터팬의 미생 시절을 연기하며 캐릭터에 인간미를 한껏 불어넣었다.
원작에 없는 요소를 극에 끼워 넣은 조 라이트 감독의 시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1990년대 초반을 대표하는 얼터너티브 록밴드 너버나의 히트곡이 등장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를 반기는 관객도, 그렇지 않은 관객도 있겠지만, 고전이 돼버린 ‘피터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 한 감독의 성의 자체는 공감할 만하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