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전까진 엔화강세·日주식하락 지속 예상"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10일 오전 11시 06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로 일본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재신임에 성공한 아베 총리가 법인세 인하 의지를 내보이자 일본증시가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지난 9일 일본 시장의 폭등은 주식 공매도의 환매(숏커버링) 때문이라며, 그동안 누적된 일본 주식매도 포지션이 상당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3주동안 외국인들은 1조4300억엔 규모의 일본주식(선물 포함)을 매도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3주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다.(그림 참고)
동시에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엔화매도 포지션을 줄이고 매수계약을 늘리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비상업 부문 통화선물의 8월 마지막주(8월 25일~9월 1일) 엔화 순매수 포지션은 전주대비 8100계약 늘어난 반면 순매도는 1만5400계약 가량 줄었다.
이같은 글로벌 자금 흐름은 적극적으로 일본에 투자하라는 몇몇 국내 증권사의 의견과는 대조된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KDB대우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미국 금리인상기에 중국의 대안은 '일본'이 될 것이라며 비중확대를 권장하고 있다.
반면 니케이 지수가 정점을 찍던 지난달 10일, 시모무라 미츠오 일본 FPG투자고문 CIO는 한 국내 자산운용사 포럼에서 한국 투자자들이 일본주식 투자에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이미 일본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추가 투자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경고였다. 이때부터 일본 내부에서는 일본시장의 과열, 글로벌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본증시를 회의적으로 보는 가장 주된 이유는 그동안 일본 경기를 지탱해주던 '엔화 약세' 기조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한때 125엔까지 치솟던 달러/엔 환율은 탄력을 잃고 120엔 수준에 머물고 있다. (9일 종가기준, 달러/엔 하락=엔화 강세)
신현재 한국투자증권 해외주식팀장은 "최근 중국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을 때 일본으로 옮겨간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됐다"며 "그동안 일본증시가 엔저 기대감으로 많이 올랐는데 안전자산선호로 엔화가 강세가 되면 증시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향후 일본증시의 방향도 엔화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엔화가 더이상 '나홀로 약세'를 보이긴 힘들 것으로 보고 당분간 강세 흐름을 전망했다. 따라서 환차익을 노린다면 일본 엔화에 단기적으로 투자하되 일본 증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정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화의 수급상 앞으로 강한 약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올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엔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선 신 팀장은 "중국이 이미 급격한 조정을 받은 상황에서 일본도 지속적인 반등을 보일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미국 금리인상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변동성을 키우며 (엔화 강세·일본 주가 하락)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희 국민은행 WM컨설팅팀 팀장은 "그동안 환율 훈풍으로 일본 증시가 상승했다면 이제는 내수경제 회복으로 동력을 전환하는 시기인 것 같다"며 "이에따라 일본 시장이 어느 정도 견딜 수는 있겠지만 이전보다 탄력이 둔화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은 '일본인버스ETF'로 주가 하락에 베팅할 수 있다. 지난 3개월간 '한국투자KINDEX일본인버스ETF'는 13.2%의 높은 수익을 냈다. 이는 최근 조정장세를 거친 1500여개의 해외펀드 중 3번째로 좋은 성과다. 환헤지형 상품이며 TOPIX 지수를 음의 배수(1배)로 추종한다
또 엔화가 지금보다 강세로 갈 것을 예측한다면 엔화 자체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중은행은 엔화를 매수해 보관할 수 있도록 수시입출식 엔화예금이나 적립식 외화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엔화예금 금리는 0~0.6% 수준으로 낮아 금리보다는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