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보일러 시장도 빅뱅 열려…바일란트, 상위 1% 공략에 초점
[뉴스핌=한태희 기자] 국내 기업이 독점해 온 가정용 보일러 시장에 '메기' 한마리가 풀린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일란트그룹(독일)이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 바일란트그룹은 상위 1%에 해당하는 고객을 사로잡은 후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인다는 전략을 내놨다.
지난해 국내에 상륙한 '유통 공룡' 이케아에 대응해 국내 가구기업이 생존 전략을 내놨듯이 국내 보일러업계에도 일대 혁신 바람이 불 전망이다.
바일란트그룹은 10일 서울 강남에 있는 KJ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시장 진출은 선언했다.
◆ 獨 바일란트, 국내 상륙…전략은 상위 1% 수요자
바일란트는 100% 가족소유 기업으로 현재 전세계 75개국에 제품을 팔고 있다. 전 세계에 연간 약 170만대 보일러를 공급하고 있다. 연 매출 약 24억유로(3조1000억여원)로 세계 가스보일러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칼슨 보크란더 바일란트 독일 본사 총괄 회장은 "한국의 가정용 가스보일러 시장규모는 연간 120만대로 영국과 중국 다음으로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한국은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았고 가격경쟁 위주의 시장만 존재한다는 것에서 한국 프리미엄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일란트가 주목하는 지점은 상위 1% 시장이다. 고효율 콘덴싱 보일러 에코텍(ecoTEC)시리즈 3종을 국내에 선보인다. 에코텍 시리즈는 세계에서 300만대 넘게 팔린 제품이다. 실내에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소음이 적다.
특히 국내에 우선 선보이는 에코텍 플러스는 20년 넘게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은 모두 독일 본사에서 생산하며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과 질소산화물(NOx) 1등급을 받았다. 개별난방을 사용하는 단독주택과 빌라, 타운하우스, 주상복합, 아파트 등 고급형 주택에 적합하다.
가격대는 260만~330만원대로 내구성과 약 20년 정도인 보일러 수명(국산 보일러 수명 7~9년), 서비스를 생각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라는 게 바일란트의 설명이다.
클라우스 예쎄 바일란트 독일 본사 해외총괄 사장은 "바일란트는 우선 상위 1% 시장을 확보하고 점차 시장 점유율을 넓혀 갈 것"이라며 "한국 시장 점유율 TOP 3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 |
세계 가스보일러 시장을 주도하는 바일란트그룹(독일)이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손유길 바일란트그룹 코리아 한국 법인장, 클라우스 예쎄 바일라트그룹 해외 총괄 사장, 칼슨 보크란더 바일란트 그룹 회장) / <사진제공=바일란트그룹 코리아> |
◆ 바일란트, 국내 시장에 '메기효과' 불러일으킬까
다른 산업과 달리 국내 가정용 보일러 시장은 철저히 국내 기업 위주로 움직인다. 연간 국내 보일러 출하량은 약 120만대. 경동나비엔·귀뚜라미보일러·린나이코리아·대성쎌틱 등이 시장 점유율을 나눠갖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차별된 제품을 내놔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제품을 앞세우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IoT를 접목한 '스마트 톡' 보일러를 개발했다. 귀뚜라미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이르면 올 가을부터 'IoT 실내온도 조절기'를 판매한다. 린나이는 SKT와 협력해 '린나이 스마트 와이파이 보일러'를 런칭했다.
하지만 세계적은 흐름과 비교할 때 약 5년 이상 뒤처져 있다. 바일란트그룹은 지난 2008년 IoT 접목한 보일러는 내놨던 것. 국내 기업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바일란트그룹코리아 손유길 한국 법인장은 "지난 2008년 사물인터넷 접목한 보일러를 내놨다"며 "연 매출의 4~5%를 R&D에 투자할 정도로 끊임없이 연구 및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