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RGBW, 돈 주고 화질 인증 가능"..LG "애드워시, 왜 만들었나 모르겠다"
[독일 베를린=뉴스핌 김연순 김선엽 기자] 글로벌 가전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일에서 다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세탁기 파손 혐의로 LG전자 CEO를 삼성이 경찰에 수사 의뢰했던 곳이다.
양사는 올 초 수장들이 서명까지 하며 법적분쟁을 끝내기로 합의를 했지만, 반 년을 못 참고 다시 맞붙었다.
조성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버블샷 에드워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조 사장은 "조그만 문을 열어도 버튼을 누르고 정지시키고, 기다렸다가 넣고 닫으면 눌러야 하는 똑같은 동작이 있다"면서 "왜 조그만 문을 달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 같은 경우에는 세탁물 추가라는 버튼이 별도로 존재해서 그걸 누르면 5~7초 사이 문이 열리고 동작하는데 애드워시와 같다"고 덧붙였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이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프리미엄 빌트인 LG 스튜디오를 포함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키친패키지사업부장 송승걸 상무, 조성진 본부장, 어플라이언스연구소장 김영수 상무.<사진제공=LG전자> |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새롭게 출시한 드럼세탁기 '버블샷 애드워시'는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 도어에 추가로 작은 문을 내 세탁이 진행 중이더라도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생활가전) 부분 대표이사는 IFA 전시회에서 "내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삼성 드럼세탁기의 60% 이상을 애드워시가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2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한 제품에 대해 조 사장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물이 빠지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세탁물 추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 H&A 사업본부는 얼마 전에도 삼성전자 세탁기를 두고 폄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달 21일 창원시 LG전자 사업장에서 열린 신제품 소개회에서 전시문 LG전자 세탁기 사업부장(전무)은 삼성전자가 올 초 선보인 액티브워시 세탁기에 대해 "'바케스(양동이)'를 하나 올려 놓은 게 무슨 기술이냐, 그냥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드럼세탁기 '버블샷 애드워시' |
삼성전자가 올 2분기 북미 세탁기 시장에서 1등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일시적인 것"이라며 "100만원 짜리를 50만원에 확 풀면 점유율이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통돌이 세탁기 상단에 손으로 애벌빨래를 직접 할 수 있는 뚜껑을 달은 ‘액티브워시’를 올 초 출시했다.
세탁기 쪽에서 LG전자가 선공에 나섰다면 TV 쪽에서는 삼성이 먼저 공세를 펼치며 LG전자 쪽을 자극했다.
지난달 26일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RGBW UHD TV는 UHD가 아니다"라며 "LG전자가 4K를 인증 받았다고 하는데 그런 건 돈 주고 살 수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정환 LG전자 TV/모니터사업부 전무는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15'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R&D만 30년 가까이 해오고 있는데, 돈을 주고 인증을 받는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며 황당해 했다.
또 "돈을 주고 받는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고, 경쟁사의 TV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분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가전시장을 주도하는 삼성과 LG는 정확히 1년 전에도 독일 IFA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까지 가는 공방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베를린 인근의 삼성전자 전시관을 방문해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탁기를 파손시켰다는 혐의를 받았고 이에 삼성 측은 조 사장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올해 3월 양사 대표가 만나 법적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지만 반 년 만에 다시 디스전을 재개한 것이다.
한편 조 사장의 이번 발언과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 사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며 말을 아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