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렌탈 ·북미시장 공략''으로 지각변화…상반기 영업이익, 금호 추월
[뉴스핌=송주오 기자] 국내 타이어 업계 3위인 넥센타이어가 공격 경영으로 선두업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 상반기 호실적 덕에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와 격차를 줄인 넥센타이어는 타이어 렌탈 사업으로 승부를 걸었다. 렌탈 사업은 신차용(OE) 타이어 보다 규모가 큰 교체용(RE) 시장을 겨냥한 업계 최초 시도다.
넥센타이어는 4일부터 타이어 렌탈 사업에 뛰어들었다. '넥스트 레벨(NEXT LEVEL)'로 명명된 넥센타이어의 렌탈 서비스는 소형부터 대형, SUV까지 타이어 총 8개 패턴, 153개의 규격을 최저 월 4400원(4개 기준)에 이용할 수 있다. 또 타이어공기압, 마모상태, 엔진오일, 부동액 등 차량 10대 항목에 대한 정기점검도 제공한다.
넥센타이어의 렌탈 서비스는 교체용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사업 모델이다. 통상 업계에서는 교체용 시장과 신차용 시장의 비율을 7 대 3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를 한 번 구매하면 보통 10년 탄다고 가정할 시 타이어를 최소 2~3차례 교체하게 된다"며 "교체용 시장이 신차용 시장보다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타이어는 1001만개(상용 제외)다. 이 가운데 교체용 타이어는 709만1000개에 달한다. 대략 70%를 차지했다.
교체용 시장의 중요성은 시장 추세에서도 드러난다. 신차용(1~7월)은 전년대비 10.2% 감소한 291만9000개 판매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교체용은 0.5% 감소에 그쳐 전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 상대적으로 교체용 시장의 사업 전망이 밝은 것이다.
넥센타이어는 글로벌 판매전략에서도 경쟁사와 차별화돼 있다. 넥센타이어는 북미 중심의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선두업체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중국과 유럽 시장 중심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유럽은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밀집해 있고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미국 무역위원회가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31%의 반덤핑 과세를 부과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중국 생산 물량에 대한 수출길이 막혔지만 넥센타이어는 북미에 생산 거점을 구축, 승승장구 했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북미 시장에서만 13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작년대비 55.8% 성장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는 북미시장에서 14.2% 줄어든 17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같은 기조는 올 상반기 실적으로 이어졌다. 넥센타이어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070억원으로 전년대비 4.3%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4041억원, 993억원으로 각각 20.9%, 50.0%로 급감했다. 넥센타이어 영업이익의 경우, 금호타이어를 앞지른 상황이다.
앞으로 넥센타이어의 추격은 더욱 가파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들이 내부적인 문제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워서다.
한국타이어는 노조와의 임금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코웨이 인수설과 평균연봉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공유돼 이를 정정하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노조가 22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금호타이어의 손실액은 74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센타이어가 차별화 전략으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렌탈 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업계 2위로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