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기술주를 필두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드러냈다.
8월 한 달 사이 다우존스 지수가 7% 가까이 떨어지면서 2010년 5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가 기록적인 손실을 냈다. S&P500 지수는 월간 6% 하락해 3년래 최대 손실을 나타냈다.
3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4.98포인트(0.69%) 떨어진 1만6528.03에 거래됐고, 나스닥 지수는 51.82포인트(1.07%) 하락한 4776.51을 나타냈다. S&P500 지수는 16.69포인트(0.84%) 내린 1972.1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조정영역에 진입했던 주요 지수가 간신히 이를 벗어났지만 여전히 상승 탄력이 부족한 모습이다.
중국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이번주 발표되는 8월 고용지표와 내달 16~17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 관망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주가가 과격한 조정을 받은 가운데 헤지펀드 업계가 공격적인 하락 베팅에 나서는 등 증시 주변 움직임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키 브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가장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은 투매가 마무리됐다는 신호”라며 “하지만 주가가 바닥을 다진 것으로 확신할 수 있는 신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전략가는 “국제 유가가 연일 강하게 반등하면서 주가 하락 압박을 제한하는 상황”이라며 “연준이 9월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 역시 증시를 지지하는 버팀목”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에 바짝 근접한 가운데 이날 에너지 섹터가 장중 한 때 1%를 웃도는 상승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관련 종목의 강세에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8% 급등한 배럴당 49.20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3일간의 랠리로 이달 들어 손실폭을 모두 만회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저유가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날 유가 강세를 이끌어냈다.
뉴욕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 증시의 바닥이 확인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이 뉴욕증시의 가장 커다란 변수”라며 “9월 금리인상 기대감이 크게 꺾였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연준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고, 이 때문에 8월 고용지표에 시선이 집중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보다 긍정적인 의견도 제시됐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현 수준에서 주가가 바닥을 다지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다만 반등에 차익 매도가 나오면서 강한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4를 기록해 전월 수치 및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소폭 밑돌았다.
종목별로는 필립스66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44억8000만달러를 투자, 10.8%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원유 정제 업체 필립스66는 2% 이상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