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피스’에서 인턴 이미례를 연기한 고아성 <사진=리틀빅픽처스> |
영화 ‘오피스’는 알려진대로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호평받은 작품이다. 사무실이라는 한정된, 그리고 익숙한 공간을 활용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는 부분에 칭찬이 집중됐다. 당연히 동의한다. 다만 영화가 베일을 벗은 후 국내 관객의 마음마저 휘어잡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말의 의미는 국내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거다. 바로 냉혹한 현실을 꼬집었다는 점. ‘오피스’는 끝이 없는 야근, 인턴부터 부장까지 이어지는 먹이사슬, 실적에 따른 과도한 질책, 직장 내 왕따, 스펙·외모를 우선시하는 풍토 등 한국인이라면 공감 수밖에 없는 직장인의 피곤한 삶을 적나라하게 까발렸다.
확실히 말하지만 드라마 ‘미생’처럼 훈훈한 장면은 한순간도 없다. 프레임 속에는 우리가 오늘도 뛰어다닌 그곳의 잔혹하고 냉혹한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영화 ‘오피스’에서 영업 2팀으로 호흡을 맞춘 고아성(왼쪽부터), 이채은, 류현경, 김의성, 오대환, 박정민 <사진=리틀빅픽처스> |
게다가 자업자득이라 했던가. 야만스러운 행동을 일삼는 상사들이 충분한(?) 대가를 치르는 장면을 보는 것, ‘을’들에게 이보다 더 큰 위로는 없지 않겠는가.
덧붙이자면 배우들의 호연은 최고의 보너스 트랙이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배성우와 고아성은 스릴러에 최적화된 연기로 몰입을 돕고 매번 섬뜩한 연기를 보여준 박성웅의 형사 연기는 꽤 신선하다. 영업 2팀 팀원 김의성, 류현경, 오대환, 이채은, 박정민, 손수현 등의 열연도 리얼리티를 높이는 데 큰 공을 세웠다. 15세 이상 관람가. 3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