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 여부에 따라 펀드 규모 변화…해외투자 줄고 연금저축 늘고
[뉴스핌=이보람 기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립식 펀드 시장이 지속적인 축소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황영기)가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적립식펀드 판매잔고는 4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공모펀드 판매잔고의 21.1%에 해당하는 수치다.
적립식펀드는 2003년 은행금리 하락과 자산운용사 및 판매사의 적극적 마케팅 등으로 판매가 급증하며 판매잔고가 2008년말 76조6000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는 수익률 악화와 가계의 투자여력 감소 등으로 정체를 겪고 있다는 게 금투협의 분석이다.
유형별로는 주식형 적립식 펀드가 2008년말 66조8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28조5000억원까지 줄어들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채권형 및 혼합형 적립식펀드는 판매규모가 소폭 증가했다.
특히 세제 혜택에 따라 펀드규모가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도입으로 2006년 3조6000억원에 불과했던 해외투자 적립식펀드는 2년간 25조3000억원까지 성장했으나 2009년 세제혜택 종료와 함께 점차 규모가 점차 줄어든 것. 올해 6월 해외투자펀드 잔고는 7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연금저축 등 세제 혜택형 적립식펀드의 규모는 증가했다.
적립식펀드의 판매 경로는 여전히 은행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매매수수료 인하로 은행권이 판매를 줄이면서 은행권의 판매비중은 지난 2007년 76.9%에서 올해 6월 말 66.1%로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증권사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한 펀드판매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임병익 조사연구실장은 "그 동안 적립식펀드가 판매부진을 겪어왔으나 내년에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및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되면 해외주식형·채권형 및 혼합형펀드를 중심으로 적립식펀드가 또다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