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경제 펀더멘털보다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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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시장이 탐욕적일 때 공포에 떨고, 시장이 공포에 떨 때 탐욕을 가져라.”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의 투자 격언 가운데 하나다. 중국에서 촉발된 글로벌 증시의 패닉 매도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비관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지만 최근 기록적인 주가 폭락이 경제 펀더멘털 후퇴보다 부풀려진 것이라면 역발상에 나설 때라는 의견이 없지 않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반론도 없지 않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실물경기가 완만하지만 견고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씨티그룹은 24일(현지시각) 주가 폭락과 ‘묻지마’ 매도가 미국 경제와 무관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주택시장과 소비, 고용 등 경제 펀더멘털의 핵심 축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주장이다.
토비아스 레브코비히 씨티그룹 전략가는 “자동차를 포함한 미국 내수 경기와 주택시장이 탄탄하고, 고용도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 공격적인 매도는 경제 펀더멘털에 근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를 자극할 만한 새로운 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가치 투자 기회를 엿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RBC 캐피탈 마켓의 조나단 골럽 전략가가 대표적이다. 그는 대중의 패닉에 동조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무엇보다 최근 지수 하락을 주도한 생명공학과 IT 섹터의 적극 베팅할 것을 그는 추천했다. 주가 하락이 단기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판단이다.
골럽은 블룸버그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주가 하락을 이끌만한 펀더멘털 측면의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면 약세에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파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헬스케어 관련 종목이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증시 전반의 추세적인 반전을 위해서는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의 반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에너지 종목이 매수 적기라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월가의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포트폴리오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에너지 섹터는 2분기 말 현지 로열 더치 셸과 쉐브런 등 2개 종목에 불과했다.
엑손 모빌을 포함한 상당수의 에너지 섹터 대표 종목이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상위 종목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오닐 증권의 케니 폴카리 트레이딩 이사는 “이번 포트폴리오 현황에서 나타난 사실은 에너지 섹터에 대한 매도가 과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뮤추얼 펀드 업체인 뱅가드 그룹의 팀 버클리 최고투자책임자는 대중의 심리에 휘둘려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드는 상황이 아니며 투자 심리 냉각과 중국 리스크에 따른 주가 폭락이 영속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중이 기피하는 이머징마켓에서 기회가 엿보인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폴란드와 필리핀, 인도 등이 매력적일 뿐 아니라 안전자산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NN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나단 그리피스 이머징 주식 매니저는 “안전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실정이지만 적극 베팅해야 할 자산이 모습을 드러냈다”며 이들 세 지역의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폴란드의 경우 중국 경제 둔화의 영향이 비교적 작다는 점에서 패닉 매도에 따른 혼란을 피할 수 있고, 인도 증시에서는 IT와 제약, 자동차 등이 유망하다는 판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