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부터 원자재까지 '와르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증시의 폭락장 속에 미국 가계의 주식 가치가 1조8000억달러 증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구촌 금융시장이 패닉과 공포에 빠진 가운데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는 기록이 꼬리를 물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가계와 비영리 단체가 보유한 주식 가치가 지난 1분기 말 이후 1조8000억달러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개별 종목 가운데 애플의 주가가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지수 하락을 주도한 애플은 이날 장중 5% 급락하며 92달러까지 하락, 100달러 아래로 밀렸다.
중국 주가 폭락과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애플 주가를 강타했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장 초반 애플 주가 급락은1089포인트에 달하는 다우존스 지수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기록’은 글로벌 증시 전반에 걸쳐 속출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2007년 2월 이후 최대 규모인 8.5% 하락을 기록하며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다.
중국의 브레이크 없는 주가 하락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머징증시 전반에 확산, 대만 증시가 2012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 역시 5% 이상 급락하며 2014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호주 증시 역시 2031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밀린 한편 8월 들어 12% 이상 하락하며 월간 기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약세장을 연출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증시가 각각 2013년 12월과 2014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독일 DAX 지수가 1월 이후 처음으로 1만선 아래로 밀리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지난 11일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글로벌 증시가 도미노 폭락을 연출한 사이 시가총액이 총 5조달러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과 원자재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장중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각각 45달러와 39달러를 뚫고 내려가며 6년 6개월래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콩 선물 11월물이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상품 가격 하락이 전방위로 확산됐다. 중국의 소비 비중이 높은 원자재가 특히 강한 하락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런던금속시장에서 구리가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고, 상품 가격 하락에 대표적인 상품통화로 꼽히는 캐나다 달러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11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1달러 당 캐나다 달러 환율이 1.3380~1.35캐나다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닉 거트사이드 채권 헤드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빌미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포의 악순환을 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NY 멜론의 폴 마크험 글로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이 패닉장의 주요인”이라며 “지금부터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인상 여부”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바클레이즈는 연준의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2016년 3월로 늦춰 잡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