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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박명수, 신동엽과 성시경이 예능 속 명콤비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MBC, 올리브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 방송캡처> |
이미 검증된 콤비 MC의 겹치기 출연은 방송사 입장에서는 보증수표와도 같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신선한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미 한 번 맛본 유머 코드를 다시 되새김하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불만의 글은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종종 볼 수 있다.
‘해피투게더3’와 ‘무한도전’ 게시판에는 유재석과 박명수의 천편일률적인 웃음 코드에 대한 불만의 글이 게재된 바 있다. ‘무한도전’과 ‘해피투게더’ 시청자 게시판에는 “유재석과 박명수는 도대체 몇 군데에서 같이하는 거냐” “박명수 유재석은 ‘무한도전’에서도 보면 되지 않냐”는 비판의 글이었다.
박명수가 돌직구를 하거나 이야기 흐름에 맞지 않는 멘트로 웃음을 시도하면 유재석이 정리하는 방식은 이미 ‘무한도전’을 시작으로 ‘해피투게더3’서 거듭됐다. 게다가 ‘무한도전’과 ‘해피투게더3’ 모두 장수 프로그램인 탓에 반복되는 두 사람의 케미는 시청자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동엽과 성시경, 정형돈과 김성주도 요즘 눈에 띄게 여러 프로그램을 맡았다. 특히 신동엽과 성시경은 입담만으로 이미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이 사고 있다. 19금 토크쇼 ‘마녀사냥’에서 성시경보다 신동엽이 한 수 위였다면 ‘오늘 뭐 먹지’에서는 성시경의 요리 실력에 신동엽이 수그러드는 모습이 흥미롭다. 두 프로그램에서 모두 차진 호흡을 자랑하고 있지만 기존 ‘마녀사냥’의 마니아들은 ‘오늘 뭐 먹지’에 두 사람을 뺏긴 것 같은 섭섭함이 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마녀사냥’과 ‘오늘 뭐 먹지’에서의 모습이 겹친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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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멤버 유재석·하하, 유재석·박명수 콤비가 SBS `런닝맨` KBS 2TV `해피투게더3` 등에 함께 출연하고 있다. 정형돈과 김성주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이후 tvN `고교 10대천왕`에서 다시 만났다. <사진=SBS `런닝맨` MBC `무한도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tvN `고교10대천왕` 방송캡처> |
이처럼 두 MC가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현상에 대해 제작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일선 PD들은 프로그램 MC가 워낙 중요한 요소이다 보니 프로그램의 성향과도 맞아야하고 파트너 간 주고받는 호흡도 무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인증된 MC의 차진 호흡이 다음 프로그램에서 식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물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명확하게 다르기에 기존에 볼 수 없는 새로운 케미를 기대한다는 게 일부 방송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근래 김구라와 전현무 등이 다작하며 프로그램을 꿰차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예능 MC 판도가 크게 뒤바뀌지는 않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봤을 때 TV 예능프로그램의 MC는 이미 시청자에게 검증이 된 이들만이 살아남은 셈이다. 이는 안정적인 프로그램의 출발을 알릴 수는 있으나 반복되는 예능 패턴은 금방 실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