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새 두산·한진·한화 지분 1~6% 늘려..주주환원 확대 주목
[뉴스핌=김연순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국내 10대그룹 중 두산과 한진(지주회사 한진칼)의 지분을 3% 넘게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가 해당 기업에 대한 주주가치 제고 요구 등으로 연결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6개월(2014년 말~2015년6월30일) 사이 국내 10대그룹 중 두산과 한진칼 지분을 각각 3% 넘게 사들였다.
우선 국민연금의 한진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한진칼 지분을 지난해 말 9.11%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12.29%로 3.18%p 늘렸다. 지난해 말 이후 지속적으로(3월 말 지분율 11.47%)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도 국민연금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5.21%였던 국민연금 지분율은 3월 말 7.24%에서 6월 말 8.27%까지 늘었다. 국민연금은 6개월 사이 두산 지분을 3.06%p나 확대했다.
국민연금은 한화에 대해서도 지난해 말 지분율 9.24%에서 지난 7월8일 기준 10.47%로 1.23% 늘렸고, 최근 중간배당 확대를 결정한 업계 1위 삼성전자 지분도 0.61%p(7.58%→8.19%)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SK의 경우 1.58%p(5.30%→6.88%) 지분을 늘렸지만, 최근 공시에서 지난 (8월) 17일 기준 지분율은 5.06%로 축소됐다.
시장과 업계에선 국민연금이 10대그룹 중 특히 두산과 한진, 한화 지분을 늘린 것과 관련해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과 관련한 목소리가 반영됐거나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당확대'라는 정부의 정책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고, 사회적으로 연기금 차원의 주주환원 역할 요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연기금은 기업의 배당에 관해 영향력을 행사해도 '경영 참여 목적'이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의결권 행사를 놓고 국민연금이 삼성에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실제 두산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2015 회계연도 연간 실적전망 및 자금계획 등을 감안해 주당 4500원 수준의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최종 배당금은 2016년 초 이사회 및 정기주총 승인에 의해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500원 높인 수준에서 책정해 주주환원책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두산이 포문을 열면서 한진, 한화 등의 주주친화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년간 국내 5대 그룹의 사내유보금 증가규모는 39조원, 증가율은 평균 8.3%인 데 반해, 한진그룹이 34%, 한화가 11%로 평균 증가율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연금은 특정 기업의 지분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민연금 운용전략실 관계자는 "지분을 늘리는 것은 해당 기업의 케이스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특정해서 뭐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지분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현대차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을 1.09%p(7.22%→6.13%) 줄였고, 포스코 지분율은 0.45%(8.26%→7.81%) 축소됐다. 같은 기간 GS(8.05%→8.05%)와 LG(5.92%→5.92%)는 지분 변동이 없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