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무대를 옮긴 배우 임지연(25)이 시청자와 거리를 한층 좁혔다.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를 통해서다. 앞서 영화 ‘인간중독’과 ‘간신’으로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인 그가 가난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20대 이지이로 돌아와 성과를 냈다.
드라마 현장이 처음인 임지연은 초반 애를 먹었다. 영화와 달리 대본을 빠르게 숙지해야했고 촬영 속도도 따라가기 바빴다. 무엇보다 순발력이 요구됐다. 그는 “현장이 처음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빨리 현장에 적응하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낯선 환경에도 임지연은 빠르게 적응했다. 결과적으로 ‘상류사회’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첫 드라마 주연에 성적도 좋다. 첫 회 시청률 7.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마지막회 10.1%로 유종의 미를 거둔 ‘상류사회’에서 임지연은 뚜렷하게 성장했다. 극 초반 브라운관 속 임지연의 연기가 어색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지적은 줄어들었다. 임지연의 감정 연기가 물이 오르면서다.
“영화로 저를 접한 분들이 처음 지이를 봤을 때 이질감을 느끼실 거란 걱정이 있었어요. 하지만 여러 지적에 움츠리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나를 보여주자’는 생각만 했죠. 저는 지이를 연기할 때 저만의 제스쳐나 말투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마음껏 하다 보니 저도 한결 편하게 지이에 빠져들 수 있었죠. 회를 거듭할수록 저를 좋게 봐주셔서 마음이 놓였고 사랑받으면서 무사히 드라마를 마치게 돼 기쁩니다.”
배우 임지연에게는 신비로운 이미지가 있었다. 그간 영화에서 미묘한 여인 캐릭터를 주로 맡기도 했고 그의 여배우다운 외모는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드라마 '상류사회'에서는 전혀 달랐다. 그렇다고 반전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서 ‘상류사회’에 출연한 건 아니다. 임지연은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할 이유도, 밝은 이미지를 선보이고 싶은 마음도 아니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때에 ‘상류사회’에 캐스팅됐다”고 말했다. 임지연은 대본에서 본 지이 자체가 마음에 쏙 들었다며 웃었다.
“지이는 당돌하고 강인해요. 난항 속에서도 늘 긍정적이고요. 여기에 창수(박형식)와 신분 차이를 인정하는 모습은 쿨하기까지 했어요. 그러면서도 ‘재벌 아들은 안 부러운데 재벌 딸은 부럽다’고 말할 때는 참 솔직했고요. 가끔 보이는 빈틈은 보듬어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웠죠. 그래서 시청자들이 지이를 더 사랑해주신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지이가 참 좋더라고요(웃음).”
‘상류사회’에서 임지연과 박형식이 그린 창지(창수·지이)커플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부터 가슴 아픈 이별은 ‘상류사회’의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특히 두 사람이 그린 이별은 보는 이들까지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었다. 명장면의 탄생은 임지연과 박형식의 연기 궁합 덕이다. 임지연은 극중 연인이었던 박형식과 호흡에 대해 “아주 잘 맞았다. 연하였지만 어리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형식이와 연애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그래서 사이가 좋을 땐 행복했는데 또 이별하는 상황에서는 심적으로 고생이 많았어요. 정말 창수와 지이처럼요. 형식이가 극중에서는 저보다 오빠이지만 실제로는 저보다 한 살 아래거든요. 그런데 평소에도 ‘지이’라고 불렀어요. 절대로 누나라고 부르지 않았죠(웃음). 물론 형식이는 예의가 바른 아이예요. 극중 몰입을 위해서 저를 지이라고 불렀던 거고요. 16회 동안 ‘꽁냥꽁냥’ 창수 커플을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상류사회’는 5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에게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였다. 극중 임지연이 맡은 지이는 신분의 격차를 뛰어 넘은 사랑을 선택했다. 극중에서도 지이는 “재벌과 연애는 할 수 있지만, 결혼은 할 수 없어” “가재와 개구리가 같이 강을 건너면 둘 중 하나는 죽게 돼”라며 서로 다른 현실을 인정해 씁쓸함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창지 커플은 해피엔딩이었다. 창수의 모가 두 사람의 사랑을 인정했고 창수와 지이는 결혼에 골인해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상류사회’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딛고 사랑을 이룬 지이를 연기한 임지연. 5포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바로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뜨거운 사랑을 하라’고 말이다.
“마음껏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저에게도 첫사랑도 있었고 짝사랑도 해봤어요. 대학시절에 연애도 해봤고요. 당시 남자친구와 이별을 돌이켜 보면 후회되는 게 많아요. 그 때는 여러 상황이 맞지 않아 헤어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 남더라고요. 물론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죠. 하지만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미친 듯이 한번 사랑에 푹 빠져보는 게 참 중요한 거라 느꼈어요. 창수와 사랑의 결실을 본 지이처럼요. 여러분 모두 뜨거운 사랑하세요.”
MBC '색션 TV 연예통신' 안방마님 임지연 |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