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8월 6일 오전 10시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서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억만장자 투자자들은 올해 중반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의 상반기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포트폴리오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종목코드:APPL) 주가의 폭락이 그를 당혹하게 했고 넷플릭스(NFLX) 지분 매각과 체사피크 에너지(CHK) 추가 매입 등 시장의 이목을 끄는 투자 결정은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면서 큰 손실을 내고 있다.
반면 지난 4월 새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며 구글(GOOGL) 지분을 매수한 레온 쿠퍼맨은 구글 투자 결정으로만 9%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칼 아이칸<출처=블룸버그통신> |
빈번히 언론을 통해 애플 찬양론을 펼치던 아이칸은 최근 들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3월만 해도 아이칸은 애플이 한 세기에 나올까 말까 한 기업이라며 적정주가가 당시 가격의 두 배에 달하는 240달러라고 주장했다.
애플의 주가는 4일(현지시각)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면서 6개월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애플의 주가가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실적 발표 이후 바닥을 모르고 주가가 내려가면서 시가총액도 950억달러나 증발했다.
넷플릭스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도 아이칸의 투자 결정을 아쉽게 한다. 지난 6월 말 아이칸은 넷플릭스의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3년간 넷플릭스에 투자해 20억달러를 챙겨갔지만, 아이칸의 매도 후에도 넷플릭스의 주가가 25%가량 상승했다는 점과 1분기 140만주에 달했던 그의 지분을 참작해 계산하면 약 2억달러의 추가 이익을 낼 수 있었다.
체사피크 에너지도 아이칸의 골칫거리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유가 급락으로 체사피크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3.03% 하락 중이다. 그런데도 아이칸은 지난 3월 체사피크의 주식을 660만 주 추가 매수해 지분을 11%까지 끌어올렸다.
아이빌리어네어에 따르면 아이칸의 포트폴리오 1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20.08%를 기록 중이다.
레온 쿠퍼맨<출처=블룸버그통신> |
반면 오메가 어드바이저의 공동창업자인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쿠퍼맨은 실적 발표 후 급등한 구글의 주가에 미소 짓고 있다.
쿠퍼맨은 구글의 주가가 602달러였던 지난 4월 중순 지분을 늘렸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기준 구글 주가가 661.28달러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 3개월 만에 9%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7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쿠퍼맨은 구글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면서 지분 매수의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구글이 모간스탠리 출신의 루스 포랏을 CFO로 영입하면서 재무구조가 주주에게 유리하도록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검색엔진이 부진다는 진단과 페이스북과의 경쟁, 열악한 자본 배분 구조를 가졌다는 인식으로 구글은 시장에서 저평가됐다"면서 "검색은 여전히 모바일 세계에서 중요하고 루스 포랏 CFO는 보다 주주 친화적인 접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지난달 16일 전문가 예상치 6.70달러보다 높은 6.99달러의 2분기 주당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실적 발표 후 구글의 주가는 하루 만에 16.3% 높은 주당 699.62달러로 올랐다. 당시 시가총액은 650억 달러(74조5000억 원) 불어났다.
또 다른 억만장자 조지 리만은 지난 1분기 구글 주식 4만8000주를 평균 539.25달러에 매수해 이번 주가 급등으로 수혜를 입었다.
최근 1개월간 구글과 나스닥지수 애플의 주가 비교 |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