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분할 후 전자지분 매각…전자 분할 후 SDS와 합병 시나리오 제기
[뉴스핌=추연숙 기자] 삼성그룹 승계 과정의 다음 시나리오로 삼성생명 및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 확보와 상속 재원 마련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을 높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그룹의 구조조정은 금산분리 이슈 및 상속세 재원 마련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첫번째 시나리오로 삼성생명의 인적 분할을 제시했다. 그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7.2%의 시가(15조원)로 평가한다"며 "삼성생명 총 운영자산(220조원)의 3%를 넘어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4.8%를 보유한 '삼성생명 투자회사'와 삼성전자 2.4%를 보유하는 '삼성생명 사업회사'로의 인적 분할을 예상했다. 이후 투자회사는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사업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2.4%는 삼성물산 및 상속인들에게 현금으로 매각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그는 "삼성전자 지분은 삼성물산 6.6%, 총수일가 7.8%로 단순화되며, 경영권을 유지한 채로 금산 분리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및 사업부분의 삼성SDS와의 합병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후, 사업회사를 삼성SDS와 합병하는 안이 주총 통과 및 상속세원 해결을 고려했을 때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이 방법으로 합병 결과,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지분은 삼성물산이 9.2%, 총수일가가 10.4%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낮은 배당성향으로 저평가 받던 삼성전자가 재평가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 등 상속인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을 일시에 처분해 상속세를 납부한다는 방안은 비현실적"이라며 "그 지분으로 삼성전자 등 배당 가능 이익이 높은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는 방안이 수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김 연구원은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현금이 쌓여 있어 27조원(지난해 별도 기준) 순현금, 배당가능이익은 134조원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상속인이 삼성전자 지분을 20%를 확보하게 되면, 삼성전자가 연간 5조원씩(배당성향 25%선)만 배당해주더라도 상속세에 필요한 1조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의미 있는 이유는 상속인이 보유한 제일모직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삼성전자 지분을 갖게 된 작업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