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5주 만에 거래를 재개한 그리스증시가 그동안의 악재를 반영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리스 아테네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특히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은행주는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알파뱅크와 아티카뱅크는 각각 29.81%, 30% 급락했으며, 유로뱅크는 29.86% 내렸다. 피레우스뱅크과 그리스은행도 각각 30%씩 하락했다.
그리스증시의 폭락은 미리 예견됐다. 베타증권의 타키스 자마니스 수석 트레이더는 로이터통신에 전일 "한 개의 주식 가격이 오를 가능성조차 제로(0)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리스에서는 자본 통제로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 6월 29일 은행 영업과 증권 거래를 중단하고 현금 인출 금액을 하루 60유로로 제한하는 등 자본 통제를 시행했다. 이후 3차 구제금융 협상 재개에 합의하면서 지난달 20일부터는 은행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경기의 추가 침체에 대한 우려는 경제 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이 발표한 그리스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30.2로 마킷이 1999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그리스의 싱크탱크 경제산업연구재단(IOBE)이 발표한 경제신뢰지수도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증시 급락에 무게를 실었다. IOBE는 보고서를 통해 "현대 그리스 경제에서 유례없는 자본 통제의 영향이 계속 커지고 있어서 현재로썬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없다"며 "분명히 자본 통제는 가라앉고 있는 경제에 부담될 것이고 침체와 위기를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펜탈파캐피탈의 니콜라 마리넬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5주 동안 폐쇄됐고 경제가 붕괴하고 있는 시장에서 이 정도의 주가 하락은 예상할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