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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매각가 1조 놓고 불거진 채권단 '갈등설'

기사입력 : 2015년08월03일 16:32

최종수정 : 2015년08월03일 20:28

"우선매수권 없으면 제3자 매각 가능" VS "제3자 매각 실패까지 감안해야"

[뉴스핌=정경환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금호산업 매각가로 1조원 넘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채권단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채권단 내 매각가에 대한 의견 차가 크다고 알려진 가운데, 채권단 측은 제3자 매각까지 불발될 경우를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매각가 결정을 놓고 채권단 내 갈등설이 불거지고 있다. 1조213억원의 매각가를 제시한 미래에셋 측과 이는 너무 높다고 보는 그 외 채권단 간의 의견 차이가 알려지면서부터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미래에셋과 나머지 채권단 간 갈등 양상으로 비쳐지는 것 같아 유감"이라며 "갈등은 커녕 우리가 (미래에셋보다) 낮은 가격을 원한다는 것도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적정가격이란 게 어딨나"면서 "파는 사람은 한 푼이라도 더 받길 원하는 게 당연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제 3자 매각까지 불발될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많이 받으면 우리도 좋다"면서도 "제 3자 매각까지 실패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협상 후 최종적으로 우선매수권 행사 가격을 통보, 박 회장이 그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선매수권은 박탈된다. 이후 6개월간 제 3자 매각을 추진하는데, 이마저도 실패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하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의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금호산업 매각가 산정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박탈된다면, 매각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주저하는 데는 우선매수권 영향이 크다"며 "우선매수권이 없어지면 상황은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선매수권이 없으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면서 "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산업은행 측은 매각 성사를 기대할 수 있는 선에서 가격을 정하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조 213억원이란 가격은 최초 제안(Initial Offer), 즉 협상 시작가를 제시한 것일 뿐이다"며 "협상을 통해 가격을 맞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도 최종적으로는 채권단 전체 의결권의 75% 찬성 결과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 측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1조213억원은 우리의 희망 가격을 말한 것일 뿐, 나머지 채권단에서는 희망 가격을 말하지 않고 있다"면서 "채권단 내 결정사항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채권단과 박 회장 간의 협상 자리에 미래에셋은 두 번이나 불참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협상을 주도하게 돼 있다"며 "우리가 나설 자격이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으로서 산은이 협상 창구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미래에셋 등 지분 많은 주주들과 같이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딜 실패 시 책임 부담 등이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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