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분기 성장률에 대한 실망감이 증시를 압박했다. 장중 내림세를 대형주가 혼조 양상을 보이며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 지수가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성장률이 부진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3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54포인트(0.03%) 소폭 내린 1만7745.9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0.06포인트 오른 2108.6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7.05포인트(0.33%) 상승한 5128.78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2.3%로 잠정 집계됐다.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0.2%에서 0.6%로 상향 조정됐지만 2분기 수치는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이다.
장 초반 지표 부진에 따른 실망감이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했지만 GDP는 후행 지표인 만큼 영향력이 단기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이미 3분기로 접어든 시점이며, 2분기 성장률 지표가 미치는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날 주가는 전날 발표된 연준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소화하는 데 초점을 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업계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9월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이들은 48%로 나타났다. 고용과 인플레이션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회의 성명서가 다소 매파에 치우쳤다는 평가다.
이날 GDP 성장률 지표가 시장의 전망치에 못 미쳤지만 이 역시 연준의 긴축을 늦추지는 못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고용 지표 역시 부진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1만2000명 증가한 26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JP모간 펀드의 데이비드 켈리 전략가는 “주식시장의 혼란이 크게 높아졌다”며 “투자자들은 경기 향방과 연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협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단독 입수한 국제통화기금(IMF) 내부 문건에 따르면 그리스의 경제 개혁과 채권국의 채무 조정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지원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최근 독일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비친 데 이어 가까스로 디폴트 리스크를 모면한 그리스가 또 한 차례 복병을 만난 모습이다.
종목별로는 웨스턴 디지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웨스턴 디지털은 10% 가까이 폭등했다.
반면 프록터 앤 갬블(P&G)은 올해 유기적 매출 증가가 당초 예상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따라 4% 떨어졌다.
페이스북 역시 전날 실적 발표 후 월가 애널리스트가 일제히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높이고 나섰지만 비용이 전망치를 넘어선 데 따른 실망감에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았다. 페이스북은 장중 한 때 4% 급락한 뒤 낙폭을 2% 선으로 좁히며 거래를 마쳤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주가 등락을 주도하는 것은 기업 실적”이라며 “연준의 회의 결과에서는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해 거의 달라진 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