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골퍼들이 죽고 못 사는 게 비거리다. 아마추어골퍼에게 비거리는 골프다. 비거리 자체가 골프인 셈이다.
이 거부할 수 없는 비거리 앞에서 골퍼는 누구나 작아진다. 비거리가 좀 난다는 골퍼도 더 내기 위해 안달이다. 워낙 세속적이다 보니 비거리를 위해 무슨 짓을 하든 용인되는 분위기도 있다.
‘침 발라 돈을 세는 일이 전부인 세속적인 우리가 사랑할 때 말고 언제 생판 모르는 남의 입술에 침을 발라보는 낭만주의자가 되겠는가.’ 어느 소설의 구절이다. 아마추어골퍼에게 비거리 ‘한 방’은 모든 것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민낯’의 골프라고 할까.
골퍼들이 ‘용’을 써도 나이가 들면 비거리는 짧아진다. 어쩔 수 없는 것을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젊은 시설 아니 10여전 만해도 골프 좀 친다는 소리를 듣던 한 시니어골퍼는 요즘 낙이 없다. 비거리가 확 줄면서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살맛을 못 느낀다.
그래서 이 시니어골퍼는 비거리가 좀 날까 싶어서 비아그라까지 먹어 봤다고 한다. 사람 냄새 솔솔 풍기는 ‘비아그라 처방’에 웃어야 하지 울어야 할지 젠장... 골퍼에게 비거리는 바로 이런 것이다.
세상을 이치(理致)대로 순리대로 살면 되는데 욕심을 부린다. 골프의 비거리도 순리대로 하면 되는 데 그게 안 된다. 때로 화를 부른다.
만약 비아그라를 먹고 비거리가 늘었다면(비아그라 효과가 아니지만 비거리가 갑자기 늘 수 있다) 이 양반 아마 무슨 사단이 났을 것이다.
생각해 보라. 섹스를 레슨 받고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골프와 승마 등은 레슨을 받아야 잘 치고 잘 탄다. 농구는 드리블하고 넣지만 섹스는 넣고 나서 드리블 한다. 이게 이치다. 우스운 소리를 하나 더 하자면 야구는 볼 하나와 방방이 하나로 하지만 섹스는 방망이 하나와 볼 두 개로 한다.
비거리 내겠다고 비아그라 먹지 말자. 그냥 순리대로 살자.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