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운용사 300억 사전 매수설 등 무성한 소문들
[뉴스핌= 이에라 이보람 기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최근 주가 급등을 둘러싼 여의도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가 발표되기 전 주가가 폭등하면서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이 커졌는데, 정보 유출 출처와 주도한 기관 등에 대한 뒷말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전날보다 2만7000원 하락한 1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상승한지 10일만에 하락했다.
지난 10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개장 초부터 이상 주가흐름을 연출했다. 장 초반에만 7% 가까이 급등했고, 오후 들어 상한가까지 치솟은 것. 이날 거래량은 87만5764주로 직전일 기록한 2만352주 대비 40배 이상 폭등했다. 이후로도 사흘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16일 단기과열을 이유로 매개거래가 정지됐다.
업계에서는 한마디로 "정보가 샜다"며 사전 유출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하는 매니저들도 어떤 기업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지 알고 싶어서 정보라인을 가동하기도 했지만, 한화갤러리아는 전혀 관심 밖의 기업이었다"며 "당일날 주가 흐름만 보면 분명 정보가 샜고, 이를 통해 매수에 가담한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정보 유출을 조사하겠다며 곧바로 진화에 나섰지만, 무성한 뒷얘기는 확산일로다. 증권사 2곳이 발표 전에 매수했다는 얘기부터 특정 운용사가 300억원 어치나 사들였다는 등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번 이슈에 대해 뒷얘기가 무성한 이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업자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사실 HDC신라면세점은 어느정도 시장이 예상했지만, 신세계를 제치고 한화갤러리아가 깜짝 사업자로 선정될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여의도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매니저는 "여의도에 면세점이 들어온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냐 했겠냐"며 "계열사에서도 사업자 선정 기대감이 높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해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기도 전에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급등했고, 당당히 여의도 면세점 황금 티켓을 따내자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계속되는 것.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사실 당일(10일)날 주가가 이상하게 급등하길래, 매수하기 위해 추이를 지켜봤는데 너무 늦었다는 판단을 내려 13일날 차익 매물이 나오면 기회를 보자는 생각을 했었다"며 "13일에도 주가가 급등하길래 매수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예상치 못한 급등을 놓고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여러 억측이 나오고 있지만 뒷받침할 만한 물증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이 나서서 정보유출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 한 고위 임원은 "만약 한 기관이 300억원이나 당일 매수를 했다면, 소수 계좌만 확인하면 될텐데, 현재는 굉장히 광범위하게 계좌수를 넓혀서 보고 있다"며 "그만큼 (이번 사전 정보 유출건과) 관련된 계좌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기관을 포함한 개인 계좌를 모두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 자산운용사 대표는 "한화의 선정을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가 급등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억측이 성행하고 있다"며 "뚜렷한 호재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시내면세점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한 만큼 금융당국이 서둘러 진상을 밝혀 근거없는 루머를 진정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