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
'그것이 알고 싶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최씨, 형사들에 구타 당해 거짓자백…담당형사 "할 말 없다"
[뉴스핌=대중문화부] '그것이 알고 싶다'가 불충분한 증거와 목격 정보에도 불구하고 15살 소년을 구타해 거짓 자백서를 받아낸 경찰을 찾아갔다.
18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2000년 여름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파헤쳤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당시 15살의 나이로 범인으로 지목돼 10년간 복역했던 최영진씨(가명)를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경찰은 최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어 화가 난 나머지, 오토바이에 있던 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당시 담당 경찰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해결한 공훈으로 표창을 받았다.
하지만 살해된 택시기사의 몸에 남은 상처를 분석한 결과 사용된 흉기는 폭 3~4cm, 길이 최소 12cm의 칼로 추정된다. 하지만 경찰이 흉기로 주장한 최씨의 과도는 이보다 작은 2~3cm의 폭으로 길이도 12cm보다 짧았다.
최씨 물품에 피해자 혈흔 묻어 있는지도 감정했지만 옷, 칼, 오토바이 등에는 모두 혈흔이 남아있지 않았다. 경찰은 피를 모두 깨끗이 지웠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지운 피도 용액에는 반응하기 때문에 타당한 설명으로는 들리지 않는다.
당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피해자 부검 담당의였던 김윤진 교수는 "지금 혈흔 검사가 안 나온 여러 가지 증거물들이 닦아서 한 나왔을 가능성보다는 범행과 무관한 물건들이기 때문에 혈흔반응이 음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10년의 복역을 마치고 5년 전 출소한 최영진씨는 복역 당시에 대해 "시간이 갈수록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나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때부터 제일 원망을 많이 한 건 경찰들이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최영진씨는 충격적인 증언을 남겼다. 그는 처음에는 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받은 것이 아니라, 여관으로 가서 다섯 명의 형사에게 잔혹하게 폭행당한 것이었다. 그는 "여관에서 세 네 시간 정도 계속 욕설을 듣고 맞았다. (이후에도)너무 맞고 너무 잠 안재우니까 그게 무서웠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몇 대 맞았다'의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갑도 차고 있고 포승줄로 묶고 있고. 한 명이 바닥에 눕히고 위에서 누르고 있으면 다른 한 명은 때린다. 무릎으로 못 움직이게 하고 한 명은 발바닥 같은 데 때리고. '무섭다'란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도 말했다.
최씨의 어머니가 경찰에게 "우리 애는 아니라고 하는데 왜 애를 저 지경으로 만들어놓느냐"고 따지자, 돌아온 것은 아들을 향한 더 심한 폭행이었다. 그리고 다시는 면회 오지 말라는 경고도 받았다.
이후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당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맡은 수사담당 형사를 찾아갔다. 그는 "그 얘기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끼며 "돌아가라"고만 했다. 또, "저희가 인터뷰를 함두로 해줄 수도 없는 상태다"라면서 "정식 절차에 의해서 하는 것이지 내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지금 형사님이 절차를 말하시냐. 최영진씨를 절차 대로 조사하셨냐"고 묻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지금도 최영진이 진범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형사는 "내가 죄인이냐? 왜 기분 나쁘게 꼬치꼬치 묻느냐"고 답했고, "최영진을 여관방에 왜 데리고 가셨냐"는 질문에는 "데리고 간 사람에게 물어봐라"고 대답했다.
또, 제작진은 "그럼 경위님, 왜 최영진을 구타하셨냐"고 물었다. 형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익선에서 형사계 숙직실에서 구타 안 했느냐"는 재차 질문에도 대답은 없었다.
2000년 당시 15살이던 최영진씨는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한 1심에서 "죄를 뉘우치는 게 없다"면서 15년 형을 받았다. 15년 형은 미성년자에게 살인형으로 선고할 수 있는 그 때 당시 최고 형량이다. 이에 2심에서 자백을 해 5년 감형을 받을 수 있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10분 방송한다.
[뉴스핌 Newspim] 대중문화부(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