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기업 이익 악화 우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옵션 트레이더들이 나스닥 시장의 주가 하락에 적극 대비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15년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지수가 내림세로 돌아선 가운데 추가 하락을 점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파워셰어 QQQ 트러스트시리즈1의 풋옵션 프리미엄이 콜옵션 대비 3년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상대적 강세에 대한 부담이 자리잡은 데다 중국 증시의 불안정이 기술주의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따른 달러화 상승 역시 기업 이익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최근 풋옵션의 프리미엄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텔은 PC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 반도체 및 컴퓨터 부품 업체들의 실적 우려를 높였다.
서스퀘하나 파이낸셜 그룹의 커트 아일링 애널리스트는 “2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 가운데 옵션 시장은 불확실성이 높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며 “풋옵션 프리미엄이 당분간 상승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스닥100 지수의 10% 하락 가능성을 헤지하기 위한 ETF는 상승에 베팅하는 ETF 대비 9.8포인트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내재변동성이 지난 9일 10.4까지 상승해 201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S&P500 IT 섹터 기업의 2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연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증가 폭인 13%에서 대폭 축소된 수치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기업 이익 전망치가 점차 악화되는 상황이다. 올들어 달러화는 글로벌 주요 통화에 대해 10여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강달러는 특히 IT 섹터의 수익성에 커다란 충격을 가한다는 것이 업계 애널리스트의 얘기다. 퀄컴과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S&P 캐피탈 IQ의 스콧 케슬러 주식 애널리스트는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는 한편 글로벌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며 “모든 거시경제 변수들을 종합해 볼 때 IT 섹터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