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 후 유가 40달러선 간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원유에 대한 매수 포지션이 급감하면서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주간 유가 상승 베팅 규모가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중국발 악재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7일을 마지막으로 하는 한 주 동안 20% 감소했다. 매수 포지션은 1.7% 감소한 반면 매도 포지션은 56% 증가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우려와 중국 증시 폭락 사태가 겹치면서 WTI 가격은 같은 기간에 12% 하락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이 여러 차례 지연된 것도 유가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타이체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타리크 자히르 원자재 펀드매니저는 "그리스 이슈가 시장에 불확실성을 높여주고 있다"며 "이란 핵협상이 타결될 경우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원유재고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원유재고는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 동안 4억6580만배럴로 증가하면서 지난 5년 평균치를 9000만배럴 웃돌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원유시장이 극심한 공급과잉을 겪고 있다"며 "유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는 요소들이 한데 결합되면서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공급과잉이 금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오 그래디 컨플루언스투자회사 수석시장전략가는 "유가에 대한 주요 변수는 중국"이라며 "중국 증시 폭락이 경기 하강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직 에너지 앤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회장은 "(유가 하락세는) 원유 재고량 증가와 그리스 및 중국에 대한 경제전망이 악화된 탓"이라며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후 유가가 40달러 선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시간 기준 오후 4시 15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은 87센트, 1.84% 하락한 배럴당 51.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폭은 50.76달러~52.80달러다.
같은 시각 런던 대륙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71센트, 1.21% 내린 배럴당 58.0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폭은 56.84달러~58.35달러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