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쓰리썸머나잇’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임원희, 김동욱, 손호준(왼쪽부터) <사진=리틀빅픽처스·인벤트디> |
김동욱·임원희·손호준 주연 영화 ‘쓰리썸머나잇’은 그간 잘 볼 수 없었던 정통 코미디를 표방한다. 쏟아지는 스릴러, 액션영화에 피로감을 느꼈던 관객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 게다가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 개성 있는 코미디 영화들을 연출해 온 김상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했으니 기대감이 높아지는 건 당연지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19금 코미디에 대단한 철학을 기대하는 것이 욕심이긴 하나) ‘쓰리썸머나잇’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도드라지는 영화다. 가장 큰 장애물은 막무가내로 나열되는 에피소드와 빈약한 구성. 캐릭터들에게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상황을 이해시킬 내적 고리들이 부족한 데다 그들의 행동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만큼 매력적이지도 않다.
이미 만들어놓은 것 이상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채 안전한 길을 걷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이를테면 조폭의 등장, 기저에 깔린 감동적인 사연 등 관객이 익히 보고 들어왔던 코미디 영화의 공식을 새로운 요소 없이 그대로 반복한다.
그렇다고 얻어갈 게 없다는 건 아니다. 최고가 아니면 실패자가 되는 무한 경쟁 시대, 수없이 밖으로 밀려 루저 취급을 받으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지키는 세 남자의 진솔함은 따뜻한 울림을 준다. 자연스레 내면이 채워진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위너’임을 새삼 깨닫게 해주니 어찌 보면 교훈적이기까지 하다. 즉 사랑에, 사람에, 일에 치이는 이 땅의 흔하고 흔한 이들을 통해 느끼는 공감과 위로는 분명히 있다는 말이다.
영화 ‘쓰리썸머나잇’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손호준(왼쪽부터), 임원희, 김동욱 <사진=리틀빅픽처스·인벤트디> |
덧붙이자면 여름휴가를 가지 못하는 관객에게는 106분 동안 펼쳐지는 부산의 경관을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무더운 여름, 부담 없이 즐기기엔 나쁘지 않은 '쓰리썸머나잇'은 16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