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내부 방침 복지부가 뒤짚어 '시장 혼선'
[뉴스핌=김연순 기자] 국민연금이 4시간 가까운 마라톤회의 끝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에 대해 의결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내부와 외부 의결권 행사 결정 여부, 찬반 결정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한 반면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이 찬반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으로 엇박자를 내면서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국민연금이 삼성합병 투자위원회를 열기로 한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9일 국민연금은 오후 3시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서 3시간 반에 걸쳐 회의를 갖고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다만 투자위원회에서 직접 찬반을 결정했는지,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안건을 위임했는가에 대해서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지영혜 팀장은 이날 투자위원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중히 결정했다"며 "주총 전까지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의결위에 넘기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노코멘트"라며 결정 방향에 대해선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오늘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 회의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찬반에 관해 의사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이 합병안에 대한 찬반에 관해 의사결정을 했다는 건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넘기지 않고 내부에서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이 사안의 중대성과 시장혼선을 고려해 (내부-외부 의결권 행사 결정 여부, 찬반 결정 여부 등)결정 방향에 대해 공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복지부가 뒤짚은 셈이다.
삼성 합병에 대한 최종 결론은 국민연금이 내렸지만, 상위기관인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내부 결정 방침을 뒤집으면서 시장의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