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사이 40% 하락, 장기 투자 기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2008년 미국 부동산 버블 붕괴와 금융위기를 경고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로버트 쉴러 예일대학교 교수가 그리스 주식 매수를 권고해 주목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그는 미국 증시의 고평가를 지적하며 하락 압박에 시달리는 그리스 주식이 노련한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쉴러 교수[출처=신화/뉴시스] |
그는 “그리스 증시의 주가수익률(PER)이 매우 낮은 상태이며, 지금 그리스 주식을 매입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기회”라며 “반면 미국을 포함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증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기가 닥칠 때 투자자들은 해당 증시에 대해 과도하게 비관적인 경향을 보이는 한편 특정 증시에 대해서는 버블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치게 낙관하는 등 쏠림 현상을 보인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리스 증시의 경우 연이은 구제금융 협상 불발과 지난 주말 국민투표 결과로 인해 바닥권으로 떨어졌고, 대중들이 비관론으로 일관할 때 매입하는 역발상 전략이 적절하다는 얘기다.
다만, 그리스 주식에 대해 공격적인 베팅은 지양해야 한다고 쉴러 교수는 강조했다. 그리스의 외부 자금 수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벼랑 끝 위기를 맞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증시는 최근 1년 사이 40% 급락했다. 이는 미국 대형주로 구성된 S&P500 지수가 같은 기간 5% 가량 오른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그는 지난 주말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리스 국민들이 채권국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거부한 데 따라 이른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목소리가 투자가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한편 미국 증시에 대해 쉴려 교수는 “주가가 고평가됐고, 중기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내는 데 그칠 것”이라며 “미국 증시는 대다수의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할 때 고평가됐다”고 판단했다.
전반적인 자산 시장과 관련, 그는 주식과 채권이 모두 고평가됐다고 평가하고 원유를 포함한 상품 섹터가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쉴려 교수는 포트폴리오 분산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유를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해 6월 이후 50% 이상 폭락을 연출한 뒤 바닥을 다지는 유가가 강한 반등을 보일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지만 저평가 매력을 지녔다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