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우 등 이상기후에 곡물가 전반적 상승
[뉴스핌=김성수 기자] 엘니뇨 등에 따른 이상 기후현상이 심화되면서 최근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한 '소프트' 선물 중에서 원면(면화) 선물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하반기 농산물 가격 상승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일반적인데, 최근까지 급등한 농산물은 주로 소맥과 옥수수, 대두 등 '곡물'이다. 농산물에 속하지만 '소프트' 선물인 커피 선물 가격은 최근에도 급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원면 선물은 지난해 두 자릿수 하락한 뒤 올들어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다가 최근 곡물 가격 급등에 따라 '반짝' 강세를 보여 주목받았다.
이 가운데 월가 유력 뉴스레터 편집인이자 '구루(Guru)'로 통하는 데니스 가트만은 6일 미국 C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보통 6~7월이 되면 가뭄 때문에 농작물 가격이 상승하는데, 올해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농산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원면 가격이 수년 전에 최고점에 비해 절반 수준 이하로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경작면적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데, 이런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한 때 파운드당 60센트 아래까지 떨어졌던 원면 선물은 5월까지 68센트까지 반등한 뒤 최근에는 다시 66센트 선까지 주춤하고 있다.
원면선물 10년 차트 <출처: 나스닥 홈페이지> |
폭우로 진흙더미에 뭍힌 캘리포니아 주택가 현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 5월 강우량은 최근 121년 중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6월에도 미국 각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전월의 기록을 넘어섰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OAA는 현재 엘니뇨 '경보(advisory)'를 발령 중이며 엘니뇨가 올해 가을까지 지속될 확률을 90%로, 내년 초까지 지속될 확률을 85%로 평가했다.
가트만은 "홍수로 곡물 작황이 악화되면서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현재 파종된 곡물은 뿌리가 토지 밑으로 깊게 내려가지 못해 7~8월 들어 가뭄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에는 미국 농무부가 올해와 내년 농산물 작황 부진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해 옥수수와 밀, 대두 가격이 급등하는 결과를 낳았다.
농무부는 2015~2016년 세계 곡물생산이 24억7900만톤으로 전년대비 0.5% 감소하는 반면, 소비는 24억9000만톤으로 0.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말재고가 5억2100만톤으로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 농산물지수 역시 엘니뇨에 따른 수확량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월간 기준으로 3년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가트먼은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작물로 면화가 있는데 선물 가격이 아주 흥미롭게 움직이고 있다"며 "지난해 원면(면화 선물) 가격은 12% 이상 하락했는데 올들어서는 추가 하락이 멈추자 박스권 변동장세가 전개되고 있다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원면 가격이 파운드당 2달러가 넘었는데 이제는 65센트로 급전직하한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면화가 재배되는 경작지 규모도 15%~20%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가트먼은 "농부들은 면화 재배로 인한 수지가 안 맞기 때문에 경작을 축소하고 대신 옥수수나 대두처럼 이윤이 나는 곡물을 재배할 것"이라며 "나라면 (이 때 가격 반등을 노려) 원면 선물에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