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기업인, 부자 대상 'IB+PB+해외투자' 집중 센터 개설
<이 기사는 지난 23일 뉴스핌 프리미엄 콘텐츠 'ANDA' 출고됐습니다.>
[뉴스핌=한기진 기자] “차이나 머니(China Money)를 하나금융그룹의 IPC(International Private Banking Center)로 흐르게 하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가방앤컴퍼니빌딩 3층에 있는 하나금융그룹 IPC(International Private Banking Center) 안내판. <사진=한기진 기자> |
입구부터 한글의 흔적은 없었다. 간판은 모두 ‘International Private Banking Center 國制財富管理中心(국제재부관리중심)’으로 쓰였고 하나은행의 표기도 한자로 '韓亞銀行'이었다. 하나은행은 한자로 한국과 아시아를 잇겠다는 의미로 '韓亞(한국과 아시아)'로 쓴다.
이곳에는 외환은행 외국인직접투자센터(Foreign Direct Investment Center, 이하 FDI센터)도 입주했다. 해외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때 어려워하는 투자 관련 규정 자문과 자금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중국 부자의 자산관리만 하는 PB서비스센터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날 뉴스핌과 만난 김승준 센터장(지점장)은 “한국에 투자를 원하는 중국 기업과 기업인 그리고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 부자에게 PB서비스, M&A 등 IB(투자은행) 지원, 외국인 투자 관련 지원 등 서비스가 바로 IPC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IPC가 태어난 배경을 보면 지향점이 드러난다. 중국 조선족 기업 가운데 유일한 상해 A주 상장사인 패션업체 랑시그룹(회장 신동일)은 한국 진출을 원했다. 그러나 법인 설립이나 투자관련 규제, 시장 현황 등을 몰라 어려워했다.
이때 신동일 회장과 친분이 있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했다. 하나대투증권이 적절한 지분투자 대상기업으로 아가방앤컴퍼니를 찾아내 인수자문을 성공시켰고, 하나중국은행은 현지의 까다로운 외화송금 규정에 맞게 해외투자를 원활하게 했다. 또 하나은행은 신 회장 개인에 대한 PB서비스도 제공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PB+IB+해외투자서비스’가 결합한 IPC가 탄생했다. 김정태 회장은 “IPC로 글로벌 자산관리는 물론 투자 교류에 있어 하나금융그룹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나IPC는 중국인들의 교류 장소로 이용된다. 투자나 자산관리에 관한 세미나 외에도 와인, 쇼핑, 패션 등에 걸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70~80명 정도 된다. 점포 설계도 중국풍의 가구가 배치되고 가변식의 공간 배치가 가능케 했다.
김 센터장은 “제주도에 현재 중국인이 1000명 정도 거주하는데 곧 2000~3000명으로 늘어나고 한국 내 투자도 부동산과 게임회사 투자에서 제조업체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기업과 기업인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PC는 앞으로 제주도, 부산, 인천과 홍콩, 상해를 거쳐 미국 뉴욕과 캐나다에도 설치된다. 현지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연계한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다. 김 센터장은 “중국 현지에서 하나은행 PB서비스를 제공하면 통하기 어렵지만, 한국과 홍콩, 미국을 연계한다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제주도에 온 중국인들이 휴양에만 그치지 않고 서울이나 중국에서 사업하는데 이 과정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될 IPC는 김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다. 그룹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자 적극적으로 밀어 부쳤다는 것이다.
얼마 전 나스닥 상장사인 중국 태양광 업체가 한중 FTA로 한국에 제조공장을 세우는데 하나금융 계열사의 시너지효과가 크게 발휘됐다. 이 회사는 미국의 반덤핑제재를 우려해 ‘Made in Korea’를 만들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국내 투자와 관련한 법인설립, 투자규제에 대해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을 동원해 도왔다. 하나중국은행이 중국 본사의 한국 투자 관련 자금관리 서비스를 했다. 외환은행이 양국의 자금과 물적 그리고 상품거래로 발생한 수출입금융을 전담했고 하나캐피탈이 공장설립에 필요한 기계설비, 차량 등에 대한 리스나 팩토링 금융을 제공했다.
하나금융 한 임원은 “복잡해지는 금융서비스 니즈에 맞춰 금융그룹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계열사가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가 IPC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