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전 재무장관 빼면 안 돼"
[뉴스핌=김성수 기자]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미국 지폐에 여성 인물 도안을 넣는 대신 빼야 할 인물이 있다면 알렉산더 해밀턴 전 재무장관이 아니라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이라고 지목했다.
지난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오는 2020년부터 10달러 지폐에 여성 인물을 넣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10달러 지폐에는 해밀턴 전 재무장관의 얼굴이, 20달러 지폐에는 잭슨 전 대통령이 그려져 있다.
이후 버냉키 전 의장은 22일 브루킹스연구소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여성을 지폐 도안의 인물로 삼는 것은 훌륭한 생각이지만 해밀턴을 도안에서 빼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10달러(위)와 20달러(아래) 지폐 <출처=위키피디아> |
버냉키는 해밀턴 전 장관이 1791년 조폐국 설립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해 미국 화폐 체계의 기초를 만든 인물로, 10달러 지폐에서 그의 초상을 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개인 블로그에서도 버냉키는 해밀턴이 미 헌법 제정을 돕고 13개 주를 하나의 경제 단위로 묶는 등 업적을 남긴 것에 대해 극찬한 바 있다.
반면 버냉키는 잭슨 전 대통령에 대해 "매력적이지 못한 자질을 가진 대통령"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미국 중앙은행을 만드는 데 부정적이었던 잭슨 전 대통령의 시각을 고려하면 연준이 제작한 지폐에 자신의 얼굴이 빠져도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0달러 지폐에 새로 들어갈 여성 인물로는 흑인여성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로자 파크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엘리노어 루스벨트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재무부는 10달러 지폐에서 해밀턴 전 장관을 없애지는 않고 2종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