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MMF만 늘렸다, 가계잉여 3년만 최대..주가등 상승에 부채대비 자산비율 2.27배
[뉴스핌=김남현 기자] 저금리시대의 역설일까? 한국은행은 소비진작을 위해 기준금리를 1.50%까지 인하해 돈을 풀고 있지만 가계는 오히려 돈을 더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등에 돈을 넣으면서 가계 잉여가 3년여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1분기중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1분기(1~3월)중 가계 및 비영리단체(이하 가계)의 자금잉여규모는 전분기보다 29조6000억원 확대됐다. 이는 08SNA기준이 적용된 2013년 1분기 이후 사상 최대치다. 단순비교하기 어렵지만 적용기준을 93SNA로 확장하면 2012년 1분기 31조5000억원 이후 3년만에 가장 많았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
최근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속에서도 가계의 부채대비 자산비율은 오히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와 채권가격 상승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데다 계절적 요인에 대출금도 다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재정조기집행에 따른 국고채등 발행과 한은 차입금 확대로 자금부족상태로 돌아섰다. 기업들은 이익 개선등에 따라 자금부족 규모가 다소 줄었다. 총 금융자산은 1경4000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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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한국은행> |
이는 국민소득증가에 따라 가계소득이 증가한데다 주가와 채권가격 상승에 기인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1분기중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6%와 20% 가까이 올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란 소규모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일반가계와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 가계에 봉사하는 민간 비영리단체를 의미한다.
다만 가계는 1분기중 통화와 예금에 25조5000억원을 예치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4~6월) 25조9000억원 증가이후 9개월만에 최대치다. 이중 결제성예금을 3조원, 예금취급기관 장기저축성예금등 비결제성예금을 20조4000억원 늘렸다. 비결제성예금은 작년 2분기 19조800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것이다. MMF등이 포함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도 2조7000억원 늘었다.
반면 대출금은 1조27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직전분기에는 가계대출등이 늘며 2조7800억원이 늘어난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 GDP통계상 총처분가능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증가한데다 주가등 금융자산이 오른 영향을 받았다”며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주택담보대출이 늘며 이례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1분기는 계절적으로 비수기라는 점에서 줄었다. 다만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대출금도 많이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계의 부채대비 자산비율도 직전분기 2.23배에서 2.27배로 올랐다. 이 또한 08SNA기준이 적용된 2013년 1분기 이후 최고치다.
다만 이같은 개선세는 얼마가지 못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그리스 협상 부진 등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출금은 크게 줄지 않을 전망이다. 또다른 한은 관계자는 “개연성은 있지만 어떨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기업을 의미하는 비금융법인은 이익 개선등 영향으로 자금부족규모가 전분기 7조3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일반정부는 재정 조기집행등 영향으로 자금잉여(+19조4000억원)에서 부족(-5조5000억원)으로 돌아섰다. 정부는 1분기중 재정증권으로 10조1400억원을, 국고채로 16조5700억원을 조달했다. 또 한은 대출금도 10조원에 달했다.
이밖에도 3월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전분기말보다 3.8% 증가한 1경4105조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1분기중 주식 및 채권 가격상승분의 영향이 컸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