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회칙 통해 "기후변화, 전쟁 촉발할 수도…국제적 합의 시급"
[뉴스핌=정연주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각)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등 지구를 구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평범한 가정을 보호하기 위해 찬양하라'는 제목으로 181쪽 분량의 '회칙(encyclical)'을 발표했다. 교황의 회칙은 주교들에게 보내는 형식을 통해 전 세계 가톨릭 교회와 10억 여 가톨릭 신자에게 전파되는 사목 교서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1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로마 교구 행사에 참석한 신도들 중 여자아이를 안아주고 있다. |
교황은 회칙에서 인간의 탐욕과 자기 파괴적인 기술 등이 '우리의 자매, 어머니 지구'를 위험한 상태에 처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특히 이를 촉발한 부유한 나라와 세계 경제 체제를 비판하며 "현재의 흐름이 계속되면 금세기에 극단적인 기후변화와 전례 없는 생태계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화석연료를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구 온난화는 화석 연료 중심의 산업 모델 때문에 발생했다"며 "가톨릭 신자이든 아니든 신의 창조물인 지구를 후세대에 넘겨줄 수 있도록 보존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후변화가 전쟁이나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지구를 오염시키면서 성장한 부유한 나라들은 가난한 나라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도와줘야 하며,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경제의 저성장도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UN기후변화 회의에서 관련 합의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탄소배출 거래제가 근본적인 변화를 늦출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이나 정책결정자 모두 지구를 구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면서 "올 연말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는 지구와 가난한 사람들의 절규를 경청해야 하며, 지구를 구하려면 강제 조치를 할 수 있는 국제적 합의가 시급한 상태"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물 부족 사태가 몇십 년 안에 발생할 것이며 수자원 통제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일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현재의 산업 방식대로 계속 가다 어느 자원이 고갈되면 그 다음은 새로운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