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 확대로 인력 수요 감소... 신규채용 확대 증거는 없어
[뉴스핌=윤지혜 기자] 정부가 노동시장 개혁안을 발표한 가운데 이미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는 은행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들은 장기근속자가 누적된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전부터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제를 활용해왔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다수의 시중은행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이미 끝냈거나 노사간 협상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인력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중 임금피크제는 KB국민은행이 지난 2008년 도입하는 등 우리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IBK기업은행은 시행하고 있고,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노사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던 배경은 베이비부머(1958∼1963년생)출신의 인력이 많아 생긴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장기근속자가 늘어 고참급 인원이 누적되면서, 생산성 감소 등 경영효율성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3월 기준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6년으로 외환은행은 18년, 국민은행 16년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민은행은 2008년 업계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했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을 정례화 할뿐만 아니라 임금피크제 적용자를 대상으로 일반직, 마케팅역, 희망퇴직 등 3가지 선택을 주는 내용의 임금피크 개선안을 도출하는 등 새로운 인력 구조 개선 모델을 시도해왔다.
우리은행은 대규모 희망퇴직 대신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면서 자연스런 인력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달 들어서야 임금피크제에 대한 노사협의를 시작했다. 농협은 임금피크제 적용시기를 만 56세로 정했다. 현재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민·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대부분은 만 55세부터 적용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정년이 늘어나는 점 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수협은행은 만 57세부터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내년 정년 연장을 앞두고 비용 절감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 협의에 들어갔다. 다만 시작 연령, 임금피크제 조건에 대해 노사가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 임금피크제의 또 다른 효과로 청년 고용 창출이 꼽히지만 아직까지 은행권에선 신규 채용 확대 등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있다고 전했다.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면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매년 임금을 줄여 발생하는 재원으로 청년 고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최근 모바일금융이 발달하고 영업점이 줄어드는 등 은행권 전반적인 인력 축소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역사가 긴 은행일수록 베이비 부머 세대가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모바일 금융이 발전하고 영업점포를 줄이면서 어느 때보다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 필요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