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상품으로 성장탄력 더해질듯...보완책 강구도"
[뉴스핌 = 김나래 기자] 상장지수채권(ETN) 시장이 성장세를 더해가는 가운데 그간 논의에 그쳤던 '레버리지 ETN' 상품이 오는 9월께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한 임원은 8일 "그동안 증권업계에서 레버리지 ETN 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있어왔다"며 "9월부터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역시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이 나오면서 성장성을 더했던 만큼 ETN 역시 레버리지 상품으로 투자자 관심이 한층 모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ETN은 다양한 시장의 가격 관련지수(기초지수)를 수익률과 연동시키는 파생결합상품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ETN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하며 상장 초 10개의 상품은 현재 18개까지 늘었다. 거래대금도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71배 증가해 하루 평균 거래규모가 3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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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은 ETF보다 운용상 규제가 적다는 점이 장점 중 하나다. ETN은 증권사가 담당하지만 ETF는 자산운용사가 발행한다는 점도 매력이다. ETF의 경우 가입자가 자산운용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이기에 추적오차가 발생한다.
하지만 ETN은 운용수수료를 면제받을 뿐 아니라 추적오차에 따른 수익률 하락 위험도 적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발행사들의 ETN 수익규모는 11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4월 이후 7개 종목이 상장한 점도 활성화에 기여한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시장에선 ETN이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 중수익 중위험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시장에 대해, 임상백 삼성증권 주식운용팀 차장은 "ETN은 열풍까지는 아니지만 ETF시장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르다"며 "거래소 목표인 종목 50개 상장이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증권사들도 노력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전했다.
다만, 거래량 상위에 올라와 있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증권의 시장점유율이 90%가까이 되는 부분의 한계와 일부 증권사의 이벤트 전후의 거래량에 대한 아쉬움도 일부 있었다. 즉, 오전 중에 특정 시간이 되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패턴을 보이고 있는 점도 극복해야 할 부문이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들의 노력으로 거래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른 증권사들 역시 다양한 상품과 이벤트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성제 NH투자증권 주식파생운용본부 차장은 "ETN시장 상황을 '열풍'으로 보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특히 투자 대상이 기관이 아닌 개인인 만큼 홍보와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활성화된 ETF의 그림자에 가려진 현실도 극복할 과제로 꼽혔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융위나 거래소는 ETF시장을 형님으로 대접해주는 분위기가 있어 ETN시장이 ETF시장의 먹을 거리를 빨리 잠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논리가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에 거래소 측은 "먼저 성장한 ETF 시장에서 반발을 고려해 지켜보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여러 가지 보완책들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어찌됐던 오는 9월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레버리지 ETN은 기초지수가 오르면 2-3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앞서 ETF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이 나왔기 때문인데 ETN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인덱스 정도의 변동성으로는 투자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어려웠지만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이 나오면서 투자자 성향이 확대되며 인기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조병인 한국거래소 ETN시장팀 팀장은 "레버리지가 생길 경우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고 상장종목수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