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앓는 질병에다 약 투약...면역저하 일으켜 위험
[뉴스핌=김지나 기자]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가 2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2명의 사망자가 나오자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은 지난달 20일 메르스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감염이 빠르게 전파되면서도 사망 사례는 없었지만 급기야 지난 1일 사망자가 발생하자 국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국내 메르스 감염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25명이며 이 중 6번째 환자(남·71세), 25번째 환자(여·57세) 등 2명이 사망했다.
메르스 감염 이후 사망한 이들은 50대 이상 고령이라는 특징이 있다. 실제 중동, 특히 사우디에서도 메르스 환자의 연령 분포의 중앙값은 49세 또는 50대다.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사망위험이 높은 첫 번째 요인은 50세 이상의 고령자, 또 하나는 기저질환(원래 갖고 있는 질병)에서 만성 폐질환 호흡기 질환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당뇨병 환자는 고위험군에 속하며 면역저하질환이 있는 경우도 위험 범주에 속한다.
특히 외부 약 투약에 의해서도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항암제 또는 장기이식 후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면역억제제를 쓰는 경우와 스테로이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도 면역저하를 일으킨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고려대 감염내과 교수)은 이날 오전 세종시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고연령,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메르스에 걸렸을 때 중증으로 진행되고 치명률이 올라가게 된다”며 “이런 부분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2명의 사망자 경우, 57세 환자는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했으며 메르스에 감염되기 전에 천식, 고혈압 등을 관리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 특히 천식이라는 것은 만성폐질환이기 때문에 만성폐질환과 스테로이드 복용에 따른 인위적인 면역저하 상태가 사망을 초래했다고 봤다.
사망한 6번째 환자 역시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이라는 점이 사망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
김 교수는 “한쪽 콩팥도 없는데다 만성 폐질환도 있고, 고연령인 점, 여러 다발성 장기부선이 있어서 보조 장치인 에크모를 했다. 기저질환 때문에 영향이 더 커졌다고 판단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영유아는 고령자에 비해 메르스 위험성이 낮다고 관측했다. 중동에서 낙타로 인한 초발감염자는 60세이며 아이들은 전혀 없진 않지만 메르스 감염율을 낮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 교수는 “감염병은 연령별로 감염률이 다르다”며 “왜 소아에서는 (메르스가)잘 안걸리냐고 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는 충분치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